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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끝났다고?"…이산가족, 짧기만했던 첫 단체상봉

원다연 기자I 2018.08.20 19:32:33

北가족들, 표창장·훈장 南가족에 자랑스레 보여
2박 3일간 첫 일정도 아쉽기만…만찬 이어가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김춘식(80) 할아버지가 북측 동생들 김춘실(77·오른쪽)과 김춘녀(71)를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공동취재단] “벌써 끝났다고? 시간이 없다.”

20일 금강산에서 진행된 남북 이산가족 행사 첫 일정인 2시간의 단체상봉은 이산가족들에게는 너무 짧기만 했다. 70여년만에 서로를 마주한 이들은 첫 일정이 끝나가는 것에도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상봉에서 남측의 어머니를 재회하게 된 북측의 리성철(71)씨는 오후 5시가 가까워지면서 단체상봉 종료가 가까워지는 안내가 들리자 “벌써 끝났나”며 “시간이 없다”며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리씨는 상봉 2시간 내내 90세가 넘은 어머니 이금섬씨의 손을 꼭 붙잡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씨도 아들과 헤어지지 않으려 하자 이씨와 동행한 남측의 딸이 겨우 “저녁에 밥먹을 때 또 만날 것”이라며 이씨를 설득했다.

남측 가족에 김일성 표창을 자랑하려고 하면서 작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주정례씨의 북측 조카 주영애(52)씨는 김일성 표창장과 표창을 연신 고모에게 보여줬고 이에 우리측 지원요인이 ‘표창장을 아래로 내리는 게 어떻냐’고 하자 ‘최고존엄을 어떻게 내릴 수 있나’고 반발하며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에 북측 보장성원이 ‘가족들에 보여주겠다는 건데 가만히 있으라’고 제지하자 주씨는 표창장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상봉을 이어갔다.

남측의 할머니를 만나게 된 북측의 손자 리철(61)씨도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받은 훈장을 6개나 가져와 할머니에게 자랑스럽게 펼쳤다. 단체상봉이 끝나가자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권석(92)씨를 리씨가 “할머니 2시간 있다 와서 다시 만나요”라며 달래기도 했다.

한편 남북 이산가족은 이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 단체상봉에 이어 오후 7시 17분쯤부터 2시간 일정의 북측 주최 만찬을 이어가고 있다. 남북 이산가족은 22일까지 2박 3일간 모두 6차례, 11시간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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