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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IT공룡의 부활]①`FAANG` 안부럽다…포텐 터진 中 `BAT`

김대웅 기자I 2017.06.15 15:47:03

BAT 필두로 中 IT업계 고성장..美 IT 헤게모니 위협할까
텐센트·알리바바 나란히 신고가…시총 400조 亞 1위
3·4차 산업혁명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장밋빛 미래

왼쪽부터 리옌훙 바이두 회장, 마윈 알리바바 회장, 마화텅 텐센트 회장.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전세계 IT업계의 모태라 할 수 있는 미국이 IT 헤게모니마저 아시아에 내주는 날이 올까. 미국 IT업계를 대표하며 승승장구하던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의 신흥 기업들이 동반 랠리를 펼치며 투자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IT기업들의 주가는 거품 논란이 휩싸인 반면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는 이에 아랑곳않고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이들 중국업체들은 막대한 내수시장과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등에 업고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 `FANG보다 BAT`…신흥세력의 부상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잘 나가던 FAANG 주가가 추락하면서 기술주 불패 신화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하루 5% 안팎의 급락세를 보이며 `IT 쇼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에 대해 주가가 오를 만큼 올랐다며 매도에 나서고 있고 이는 뉴욕증시 주요지수 하락으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중국 IT공룡들의 주가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마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듯 기존 강자들이 주춤하는 사이 신흥 세력이 치고 올라가는 분위기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최근 시가총액 400조원을 돌파하며 아시아 시총 1위로 우뚝 섰다. 지난 8일 알리바바는 중국 항저우 본사에서 열린 투자자대회에서 내년 3월로 끝나는 2018회계연도 매출 성장률을 45~49%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35%를 훨씬 웃돈 수치다. 이같은 소식에 알리바바 주가는 하룻새 13% 넘게 급등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알리바바는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를 통한 전자상거래 외에도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서비스와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해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IT 쌍두마차인 텐센트 역시 파죽지세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주가는 올 들어 50% 넘게 급등했고 작년 초에 비하면 두배 넘게 점프했다. 시가총액도 300조원을 훌쩍 넘어서며 알리바바와 아시아 1위 경쟁을 하고 있다. 텐센트의 강세 배경은 약 9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메신저 위챗의 저력이 발휘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챗을 통해 이커머스 실적을 다양하게 내고 있고 각종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점도 긍정적으로 꼽힌다.

‘중국의 구글’이라 불리는 바이두는 차세대 먹거리인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투자에 선제적으로 나섰다.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두의 주가는 올 들어 10% 가량 올랐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승률이지만 업계에서는 미래 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바이두의 잠재력이 가장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AI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선점해 중국의 4차산업혁명을 이끌 수 있는 차세대 리더기업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

◇ 이달부터 네트워크안전법 시행…자국기업에 유리

중국 IT공룡들이 단기간 고속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육성 의지와 막대한 시장 규모, 그에 따른 국제 표준화 등이 있다.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인터넷 플러스` 정책을 구체화하고 인터넷 산업의 구조를 업그레이드하고 경제방식의 전환을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전통 제조업부터 신흥산업까지 인터넷과의 융합에 박차를 가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이뤄지는 가운데 분야별 대표 기업들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네트워크안전법이 시행되면서 자국 기업에 더욱 유리한 사업 환경이 조성됐다. 인터넷상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의 이 법은 외국기업들에게 정보 해외 유출 관련 각종 장벽이 생김으로써 결과적으로 중국 내 IT기업에게 호재로 작용하게 됐다는 평가다. 6월 1일부터 네트워크안전법이 실행되면서 최근 중국증시에서는 관련주들이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 매년 4000만명씩 인터넷 인구 증가…아직도 블루오션

중국의 IT 업계가 놓인 환경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와 달리 3차산업혁명과 4차산업혁명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국민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선진국과 달리 중국의 인터넷 이용률은 이제 갓 50%를 넘었다. 중국인터넷네트워크정보센터(CINI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터넷 사용자는 7억3100만명이고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는 6억9600만명에 불과했다. 중국 인구가 14억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향후 인터넷과 모바일 확산 여력이 높다는 것이다. 중국 인터넷 사용자는 매년 4000만명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IT시장 규모는 2013년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IT시장으로 부상한 뒤 연간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미국과 격차가 크지만 성장속도가 가팔라 선두를 위협할 날도 머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동시에 AI나 가상현실(VR) 등 신기술 산업에도 정부가 나서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고 있어 4차산업혁명 시대에도 미래가 밝은 편이다.

IT공룡들의 질주는 중국 부(富)의 무게중심도 이동시키고 있다. 과거 중국 부호 순위 상위권을 휩쓸던 부동산이 IT에 빠르게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 최근 중국매체 신차이푸가 발표한 중국 500대 부호 리스트를 보면 상위 10위권 중 마윈(알리바바) 마화텅(텐센트) 딩레이(왕이) 등 5명이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로 성공 기업인이다. 부동산을 영위하는 기업의 부호는 왕젠린(완다)과 루즈창(판하이) 2명에 그쳤다. 10년 전 중국 부호 상위 10위권중 부동산 기업을 키운 부호가 7명을 차지했던 것과 대조된다. 신차이푸는 “인터넷 비즈니스가 중국 경제의 성장엔진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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