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진료실. 한 환자가 의사와 마주 앉아 자신의 상태를 설명했다. 이 환자는 종합건강검진 결과 이상 소견이 발견돼 병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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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공의료 인공지능 전환(AX) 사례 시연’에서는 이런 변화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공개됐다. 병원이 선보인 ‘디지털 건강수첩’은 환자와 의사의 대화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요약하는 AI 기반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의료진의 전문 용어와 환자의 일상 언어를 동시에 인식토록 설계했다. 의사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내용은 의무기록으로 바로 반영할 수 있도록 연동했다. 환자가 사용하는 웰니스 기기까지 연결하면 주요 건강 지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장에 있던 의료진은 AI 도입 이후 가장 큰 변화로 ‘환자와의 관계’를 꼽았다. 진료 과정에서 환자와 눈을 맞추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대화 내용을 직접 입력하다 보면 모니터를 볼 수밖에 없다”며 “AI가 이를 대신해 주면서 환자와 눈을 마주치는 시간이 늘었다”고 말했다.
AI는 진료 효율도 바꾸고 있다. 약 15분가량 진행되는 심층 진료에서도 진료 내용을 자동으로 정리해 주기 때문이다.
정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보화실장(가정의학과 교수)은 “초진 환자의 경우 과거 병력과 가족력, 현재 상태를 파악하려면 최소 10분 이상의 인터뷰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심층 진료 과정에서 AI가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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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로 심혈관 질환 환자는 늘고 있지만 검사 수요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병원은 약 1년 간의 내부 검증을 거쳐 AI 기반 심초음파 분석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심장 파라미터 측정을 자동화해 분석 시간을 건당 평균 9분에서 1분 수준으로 줄였다.
윤연이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기존에는 의사 한 명이 하루 약 10명의 환자를 진료할 수 있었다면 AI 도입 이후에는 약 13명까지 가능해졌다”며 “연구 수행도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러한 AI 활용 사례를 공공의료 전반으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진료와 치료에 대한 최종 판단은 의사가 맡더라도 AI가 의사결정을 보조해 의료진의 생산성을 높이고 환자 안전과 의료 질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이기도 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장을 둘러본 뒤 “과거에는 의무기록을 손으로 작성했지만 이제는 AI를 통해 음성만으로 기록과 요약이 가능해졌다”며 “진단과 치료 제안까지 이뤄지는 것을 보니 의료의 정확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의료 분야에서 AI를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을 적극 발굴하고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가로막는 제도와 규제를 어떻게 개선할지가 정부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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