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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사태가 전면전으로 번지면 이스라엘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주요 국가의 건설 수주를 노리겠다는 정부의 전략에 큰 차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이어진자면 목표했던 해외 수주액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시장 다변화가 이뤄졌음에도 최근 3년간 중동지역 수주 비중은 35%로 여전히 우리 건설사의 핵심 주력 시장이다. 올해 8월 기준 중동 지역 건설 수주액은 74억 974만달러로 전체수주액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사도 이번 사태에 마음을 졸이고 있다. 아직 피해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중동 정세 불안은 수주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국내 주택시장 불황으로 해외수주로 돌파구를 찾던 건설사로서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원자잿값 인상과 그에 따른 공사비 인상으로 연결될 수 있어 국내 공사현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와의 무력 충돌에 따른 주변 중동 국가 내 사업에 영향을 받진 않고 있다”며 “현지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현지 직원 탈출 등과 관련해 메뉴얼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현재 중동의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는 있다”며 “중동 전반으로 확전할 가능성은 크진 않지만 국제 정세 불안으로 연결되면 전반적인 수주 어려움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중동 지역에 진출한 주요 건설사로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한화 건설부문 등이 있다.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네옴시티 ‘더 라인’ 터널공사를 수행하고 있고 현대건설은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이라크에서 ‘알포 신항만사업 공사’를 통해 총 9건의 사업을 수주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사업’ 재개를 준비중이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중동 수주를 노리는 건설사로선그만큼 사업 불확실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건설업계가 이번 사태로 주목하는 또 하나의 부분은 ‘유가’다. 중동 정세 불안은 당장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져 원자잿값 상승 등 공사비 인상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쟁이 확산한다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건 시간문제다. 고물가 지속은 건설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