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6일 베트남 하노이 인터컨티넨탈 하노이 랜드마크72에서 열린 제12회 이데일리 국제 비즈니스·금융 컨퍼런스(IBFC)에서 “베트남 축구가 발전했듯 베트남 경제도 성장하고 베트남을 향한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며 베트남의 다양한 잠재력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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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감독은 지난 2017년 베트남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한 뒤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대회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위 등 각종 대회에서 성과를 거두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인물로, 베트남 정부로부터 2급 노동 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선수들의 볼을 쓰다듬고 발을 주무르는 등 이른바 ‘파파 스킨십’으로 선수들을 대한 것으로 유명하다. 박 전 감독은 “언어적 소통이 잘되지 않아 가장 빨리 이해할 수 있는 행동으로 소통한 것”이라며 “베트남 선수들은 리더에 대한 존경심이 뛰어나 리더가 솔선수범하면 하나로 뭉쳐 잘 따라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베트남 국민도 선수들과 다르지 않게 하나로 똘똘 뭉치는 단결심, 강대국에 맞서는 불굴의 투지, 빠르게 답을 찾는 영리함,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프라이드가 있다”며 “이는 베트남 축구가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자 경제 성장을 이루고 투자가 늘어날 수 있는 베트남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감독은 자신이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에서 중요한 인물로 떠오른 데 대해선 “정치나 경제, 외교도 잘 모르고 축구밖에 모르는 사람인데, 한국과 베트남 관계에 보탬이 됐다고 생각해주시는 게 감사하다”며 “서로 오해가 생기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상대방의 문화와 관념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 역시 서로의 관계를 알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러한 컨퍼런스가 양국이 서로 투자할 때 한국 시스템과 베트남 시스템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게끔 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과 베트남 양국이 이해하고 상생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올해 초 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을 끝으로 5년 4개월 만에 베트남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박 전 감독은 조만간 베트남 하노이에 유소년 축구 교실을 열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취미로 축구를 즐기는 유소년을 가르치는 ‘PHS 인터내셔널 아카데미’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베트남 하노이를 중심으로 시작해 점차 지역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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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아카데미를 시작하는 데 대해 “국내엔 더 많은 축구 지도자들이 있는 데다 그동안 베트남 국민으로부터 받은 격려와 지지를 갚는 의미”라며 “제가 그동안 현장에서 쌓아온 축구 노하우를 베트남 미래 세대를 위해 내어주고, 이러한 행동이 베트남 축구 성장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현장 복귀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베트남과 한국에선 국가대표팀이든, 프로팀이든 현장 감독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분명하다”며 “아직 체력적으로 2~3년은 현장에서 감독직을 수행할 수 있을 것 같아 베트남과 한국이 아닌 곳에서 제의가 오면 조건 등을 살펴보고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