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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일본 방문 엎어지자…日언론 "소마 부적절 발언 탓"

김보겸 기자I 2021.07.19 18:55:19

한일정상회담 불발에 日언론 "한일관계 경색 계속될 것"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총리 (사진=AFP, 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일본에 방문하지 않기로 하면서 안 그래도 나빠진 한일관계가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는 평가가 일본 언론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19일 산케이신문은 “한일 양국 정부는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의 정상회담을 조율해 왔지만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부적절한 발언이 있어 최종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며 “악화한 한일관계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교도통신도 소식을 전하며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로 갈등하는 한일관계가 더욱 경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가 총리 취임 후 첫 한일 정상회담이 불발된 원인으로는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의 문 대통령 폄하 발언이 꼽혔다. 교도통신은 “소마 공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여론의 비판이 높아진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국 로이터통신도 “양국 정상 간 처음으로 직접 정상회담을 열려는 계획은 한국 대통령에 대한 일본 외교관의 폄하 발언으로 난관에 봉착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소마 공사의 발언이 영토 분쟁과 과거사를 둘러싼 양국의 외교 관계를 악화했을뿐더러, 도쿄올림픽이 협력의 모멘텀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란 희망에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문 대통령이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에 맞춰 도쿄를 방문해 스가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부적절한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소마 공사가 회담의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해 일본 정부가 그를 경질할 방침이라고도 전했다. 소마 대사가 지난 15일 한국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에 대해 “마스터베이션(자위 행위)을 하고 있다”며 폄하한 것으로 알려진 뒤 이 같이 보도한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에 공식 입장을 전달하는 대신 특정 언론을 이용해 정치적 입장을 밝히는 등, 이른바 ‘언론 플레이’를 하는 데 대한 불만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슬그머니 입장을 표명하는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요미우리가 보도한 문 대통령 방일과 한일정상회담, 소마 공사 경질 방침 중 어느 내용도 확정된 것이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제32회 도쿄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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