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법감시위 활동을 보고 양형에 반영하겠다고 한 재판부 의중에 제동을 건 셈.
재판 과정에서 특검은 뇌물범죄 특별양형인자의 가중요소인 △청탁내용에 업무관여성이 높은 경우 △범죄수익을 의도적으로 은닉한 경우 등에 부합하는, 혐의가 사실상 확정된 이 부회장의 개별 현안을 제시하며 이 부회장의 양형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특검은 이날 박채윤씨 사건을 예로 들며 이 부회장에 대한 양형에 적극적으로 참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주치의 김영재 원장의 아내인 박씨는 안종범 전 수석 등에게 59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17년 징역 1년형을 확정받은 바 있다.
특검은 “이 사건은 박씨가 안 전 수석 등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특혜를 받은 사건으로 뇌물액은 5900여만원이다”며 “본건 뇌물 액수인 80억원에 130분의 1에 해당하는 박씨는 징역 1년형이 최종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범죄 없이 단순히 5900여만원의 뇌물공여임에도 불구하고 실형이 선고됐다”면서 “130배 이상 뇌물에 대해 집행유예가 선고된다면 그 양정은 평등하다는 헌법에 부합된 판결이라 평가하는 사람은 단언컨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증거조사를 마치면서 특검은 “다음 달 7일 예정된 전문심리위원단 의견 청취를 위한 공판 이후 추가적인 공판기일을 잡아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하면서 “준법감시위와 가중처벌 요소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양형인자에 대해 특검과 이 부회장 측 각의 진술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재판부는 특검 측 요청에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고, 예정대로 다음 달 7일 전문심리위원 의견 청취를 위한 공판을 진행한 후 21일 결심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삼성은 준법감시위를 발족했고, 재판부는 준법감시위 운영의 ‘실효성’ 등을 두고 이 부회장의 양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특검은 ‘재벌 봐주기’라며 강하게 반발, 지난 1월 17일 공판 이후 “삼성 측에 편향적”이라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지만 기각돼 재판이 재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