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나 단체와 폐플라스틱 공급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는 화학업체가 늘고 있다. 폐플라스틱이 대량 발생하는 기업·단체로부터 폐플라스틱을 공급받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수거에 나선 업체까지 있다. 수거된 폐플라스틱은 재활용 공정을 거쳐 재생 폴리프로필렌(PP)이나 폴리에스터(PET) 등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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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도 일부에선 재활용 공정에 사용할 폐플라스틱을 일본·대만·태국 등으로부터 수입해서 사용하기도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폐플라스틱 수입량은 2016년 3.3만t에서 2019년엔 14.4만t까지 늘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국내 폐플라스틱 적체 해소와 재활용 촉진을 위해 수입을 제한하면서 화학업체들은 자연스럽게 국내 기업과 기관, 지자체로 눈을 돌렸다.
대표적으로 SK케미칼은 최근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손을 잡고, 페트병 리사이클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공사는 제주삼다수의 배송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전국에서 수거되는 삼다수 페트병을 SK케미칼에 제공하고, SK케미칼은 이를 재생페트(r-PET)로 가공해 코폴리에스터 생산 원료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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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와 손을 잡은 기업도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경기도 성남시 등과 함께 투명페트병을 수거하는 분리 배출대를 제작해 관내에 배치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부터 자사 제품의 포장재를 거둬들여 재활용하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롯데케미칼 측은 이를 통해 생산, 판매에 그치지 않고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선순환 구축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 개발은 재활용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함께 앞으로도 이어지리라고 예상된다”면서 “각 기업은 재활용 공정 개발·유지를 위해 다른 소비재 업체나 지자체들과의 협업에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