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은 건물을 전면 폐쇄하고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입주민과 출입했던 직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해당 건물엔 웨딩홀, 커피 전문점 등 일반 시민이 쉽게 드나드는 곳이 다수 입주한 상태여서 추가 감염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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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도?”…코리아빌딩 입주민·거주자 코로나19 검사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내 콜센터에서 일한 직원 수십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일대의 집단 감염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이번에 집단 감염이 발생한 코리아빌딩에 거주하거나 직장을 두고 있는 입주민·출입자들은 혹시 자신이 감염됐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10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코리아빌딩 지하 6개층, 지상 19개층 모두가 폐쇄됐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콜센터는 11층에 있으며 13층부터는 오피스텔로 총 140세대가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5대의 건물 엘리베이터는 홀수·짝수 층으로 나눠 각각 2대씩 운행해왔으며 나머지 1대는 1~4층 웨딩홀 전용으로 사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보건당국은 건물 앞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입주민·출입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는데, 진료소 앞은 이른 오전부터 검사를 받으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이승환(37)씨는 “이 건물 15층에 집이 있는데, 홀수층 엘리베이터를 같이 쓰니 확진자랑 수도 없이 접촉했을 것 같다”며 “최초 확진자가 지난주에도 출근했다고 들어서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씨 외에도 입주민·출입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우려스러운 표정으로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일부는 손에 비닐장갑을 낀 채 기다리기도 했다. 코리아빌딩에 사무실이 있는 전모(46)씨는 “내가 아픈 건 상관없는데, 애들한테 옮을까 너무 무섭다”며 “이 건물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나선 아이들과 최대한 접촉을 줄이고 있다”고 울먹였다.
아울러 해당 건물엔 4·15 총선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 출마한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선거 캠프가 차려져 있었다. 윤 전 실장은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캠프 구성원 전원이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저를 비롯한 전원이 방역당국이 권장하는 원칙에 따라 자가격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후 윤 전 실장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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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홀·카페 등도 입주…건물 이용한 시민은 감염 걱정
건물 입주민·출입자들에 대한 검사가 끝나지 않아 검사 결과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또 코리아빌딩엔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콜센터 외에도 다른 업체들의 콜센터들이 입주한 상태로, 건물 7층 라운지를 모든 콜센터 임직원들이 식사를 하거나 회의를 하는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다른 층 콜센터 직원들과의 접촉 가능성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웨딩홀·카페 등을 통한 출입인들의 감염 우려도 제기된다. 코리아빌딩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웨딩홀은 지난 7일까지 예식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건물 관계자는 “웨딩홀 엘리베이터는 따로 운행된다”며 “콜센터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과 예식 시간이 겹치지 않아 같은 장소에 함께 있었을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선별진료소엔 웨딩홀을 방문한 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지난 7일 결혼식에 하객으로 이 웨딩홀을 방문한 A씨는 “토요일 오후 1시 예식이어서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이 건물에 있었다”며 “따로 (보건당국에서) 연락 온 건 아니지만, 한 번 검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곳을 찾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해당 콜센터에 대한 즉각적인 방역을 시행하고 서울 시내 모든 콜센터에 대한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해당 콜센터 직원과 가족 등에서 확진환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건물 전면폐쇄 등 긴급 조치를 취했다”면서 “신속한 역학조사와 접촉자 관리를 통해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지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