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고금리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매각 과정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철회하는 결단을 내린 점은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 공개매각→수의계약…마케팅 중 매각중단 ‘이례적’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잠실 타워730의 공개 매각이 철회되고 수의계약으로 바뀌었다. 수의계약이란 경쟁입찰 방법을 따르지 않고 계약담당자가 선택한 특정인과 계약하는 방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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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2월 준공됐으며 당시 사업비는 총 3900억원, 공사 규모는 1124억8300만원이었다.
이 건물은 현대해상화재보험이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펀드로 개발하고 운용 중이다. 쿠팡이 전체 오피스 면적의 약 80%에 해당하는 19개 층(지상 8~26층)을 본사로 쓰고 있다. 나머지 층에는 현대해상 및 계열사가 위치해 있다.
쿠팡은 이 건물에 임차권으로 지난 6월 말 기준 158억1610만원을 설정해뒀다. 임차권이란 임대차계약에 의해 임차인이 임차물을 사용·수익하는 권리를 말한다.
앞서 매도자 측은 건물을 팔기 위해 매각자문사를 선정한 다음 투자제안서(IM) 자료를 배포하고 마케팅을 진행했었다. 다만 입찰 일정을 정하기 전에 매각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매각 과정에는 수익자와 담당자들 이해관계가 모두 얽혀 있는데, 마케팅 진행 도중 이처럼 매각을 철회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 “매도자, 원하는 가격 받기 힘들다고 판단했을 것”
업계에서는 고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돼 상업용부동산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만큼 매도자 측이 원하는 가격을 받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매도자 측은 3.3㎡(평)당 3000만원 이상을 원했는데, 실제 잠재 매수자들은 3000만원 미만에 가치평가(밸류에이션)했다는 후문이다.
시장 상황이 안 좋은 가운데 입찰로 시세가 어느 정도 정해지면 그 가격보다 높게 받기는 어려워진다. 특히 입찰로 우선협상대상자(우협)를 정한다고 해도 거래종결(딜클로징)까지 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문제도 있다.
지금은 국내외 기관투자자들 모두 자금이 부족해서 새로운 투자를 진행하기 힘든 상황이어서다. 고금리에 따른 ‘돈 가뭄’ 속에 자금조달 실패로 매각이 틀어질 경우 건물 시세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투자자들 모두 고금리로 돈줄이 말랐기 때문에 신규 투자를 진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건물 매입의향이 있는 운용사들이 전략적 투자자(SI)를 유치하려고 쿠팡에 접촉했지만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각 과정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공개 매각을 철회하는 결단을 내린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매각방식을 공개 입찰 대신 수의계약으로 돌린 것은 현명한 판단으로 보인다”며 “매수의향을 제시한 곳이 아니면 이 건물의 시세를 파악하기 어렵고, 시장에 가격이 알려지기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각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기 전에 (매각 철회라는) 빠른 결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