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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원성이 쏟아졌다. 가격을 올린 것 대비 품질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는 서울대생들의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도 관련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격양된 일부 학생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학식 불매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 학생은 당일 메뉴 사진을 올리면서 “이게 할인받아 7000원”이라고 적었다. 사진에는 밥과 된장국, 김치, 해물파전, 보쌈 몇 점 등이 그릇에 담겨 있었다. 이 학생은 “임대료 싸, 수요예측 쉬워, 퀄리티 낮아도 돼, 야간·주말 운영 안 해, 인테리어·홍보 아예 신경 안 써 그래도 적자면 때려치우세요”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경제학부 19학번에 재학 중이라는 또 다른 학생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가격 인상 전후로 음식의 양이나 품질은 비슷하다”라며 “품질은 그대로인데 가격이 오른 것이 크게 체감되어서 학생 식당을 이용하기가 꺼려진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변 친구들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가격 인상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맛은 그저 그런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주변에서도 강하다”라며 “예전에는 학교 밖 음식이 너무 비싸서 잘 안 나갔는데 요즘에는 오히려 나가서 먹는 게 상대적으로 저렴해 밖에서 사 먹는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학생 식당 불매운동 이야기가 커뮤니티를 통해 언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실제로 어떤 단체가 꾸려져 행동으로 실천될 만한 움직임은 없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 총학생회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학생 약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가격 인상 이후 학생 식당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서울대는 지난 11일 총학생회와 식대 인상과 관련한 면담을 진행하고 지속해서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하기로 협의했다.
서울대 본부 내에서는 1000원∼5000원 수준의 중간 가격대 메뉴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원의 밥상 외 최대 7000원에 달하는 고가 메뉴 대신 택할 수 있는 중간 가격대 메뉴가 없다는 점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밀키트’(간편 요리세트)나 도시락을 구입해 제공하는 방안까지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라며 “그간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을 중단했던 일부 학생 식당이 이용자 증가에 따라 조만간 운영을 재개할 계획이고, 해당 식당이 중간 가격대 메뉴를 제공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