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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靑 국회 불러 놓고 태도·사과 공방 벌일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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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환 기자I 2019.08.07 18:09:54

"정론관 가라" 발언 논란 등에 정회·속개 반복
노영민·정의용 역공, 野 냉정하게 대응 못 해
검증은커녕 맥 못 췄던 박영선 청문회 떠올라
野, 국정운영 중심 靑 견제 역할 제대로 해야

노영민(왼쪽부터) 청와대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정론관 가서 말씀하시라.”

지난 6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수 시간 동안 태도·사과 논란을 빚게 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발언이다.

청와대를 상대로 열린 운영위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 배제 등 일본의 경제보복과 최근 2주간 북한의 4차례 발사체 도발 등 엄중한 외교·안보 시국에서도 현안보다는 피감기관 출석자들의 답변 태도 공방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노영민 실장이 야당 국회의원의 문재인 대통령 관련 의혹 제기에 면책특권이 적용되는 국회 상임위회의장이 아닌 기자회견장에 가서 발언하라고 일갈한 것이 적절했다는 게 아니다. 과연 해당 발언이 수십차례 의사진행발언을 주고받고 여야 이견으로 정회까지 하면서 몇 시간을 허비할 이슈였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얘기다.

운영위는 노영민 실장의 유감 표명과 발언 취소 뒤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태도에 대한 야당의 반발로 반말·고성·욕설·삿대질까지 오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5일 국방위 질의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북한 발사체 도발은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한 차례 답변했지만 정의용 실장이 “전체 정경두 장관의 답변 취지로 보면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맞선 게 원인이 됐다. 해당 질의를 했던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초선이라서 무시하느냐”고 반발했고 정 실장도 “의원님이 저를 무시한다”고 맞받으면서 한국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운영위는 또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면서 파행을 거듭했다. 야당 의원들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역공을 펼치는 노영민·정의용 실장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면서 냉정한 대응을 못 하는 것처럼 비쳤다.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청문회에서 검증은커녕 보수정권 시절 과거를 파해 치며 공세적 태도를 취한 박 장관에게 맥을 못 추었던 게 떠오를 정도였다.

운영위에서는 문재인 정권에서 북한이 자행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횟수조차 제대로 답변하지 못할 만큼 청와대 고위층의 현안 대비에 대한 문제점들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반면 야당은 태도 논란에 불필요하게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면서 이런 요소들을 제대로 부각하지 못했다.

대통령 중심제 국가인 대한민국은 역대 어느 정부를 가리지 않고 ‘청와대 정부’라는 말이 나올 만큼 국정운영의 무게추가 청와대에 실리는 권력구조다. 야당이 주요 사안마다 청와대를 불러 운영위 현안보고나 업무보고를 진행해야 한다고 여권을 압박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번 운영위의 청와대 출석도 지난 4월 이후 4개월 만이다. 하지만 야당이 청와대 고위층을 일제히 불러다 놓고 이렇게 감정싸움과 정쟁으로 제대로 검증을 못 하면 웃는 것은 여권이고 손해 보는 것은 국민이란 점을 깨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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