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오희나 기자] 이르면 내년부터 증권·카드사를 통한 소액(건당 3000달러, 연간 3만 달러 이내)의 해외 송금이 가능해진다. 소액 해외송금서비스에 증권사와 카드사까지 가세할 경우 경쟁을 통한 송금수수료 인하가 예상된다. 나아가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등 해외직구 거래가 증권사 계좌를 통해 가능해지고 카드 포인트를 활용한 송금수수료지급 등 소비자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7일 오전 혁신성장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혁신 성장과 수요자 중심 외환제도·감독체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르면 연내 제도 정비를 하고 금융기관 관련서비스 시행은 내년 1분기안에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은행이나 소액 해외송금업체를 통해서만 해외송금이 가능했지만 내년 1분기부터는 증권·카드사를 통해 건당 3000달러, 연간 3만달러 이내의 소액 해외 송금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16년 비은행금융회사에 대한 소액해외송금시장 진출 허용으로 핀테크 업체 20여 곳이 진출했지만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자 2금융권까지 문호를 확대키로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은행에서만 가능하던 해외송금서비스가 증권사와 카드사로 확대하면 수수료 인하 경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다양한 제휴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한 부가서비스 확대도 이뤄지면서 고객 저변을 확대할 것이란 기대다.
업계의 건의를 통해 규제완화가 이뤄진 만큼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권 가운데서는 올 초 현대카드가 신한은행과 영국송금업체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현대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저렴한 송금수수료(건당 3000원) 수준의 서비스를 내놓았었다. 카드업계는 포인트 현금화가 가능해짐에 따라 송금서비스와 제휴가 가능할 수 있고 새로운 카드 상품 출시 등을 통한 고객 저변 확대를 도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정부는 고객이 증권 매매 등 목적으로 계좌에 보유한 대기성 자금에 대해 증권사가 환전을 해주거나 비거주자에 대한 원화 대출을 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초대형 투자은행(IB) 기준에 따라 자본금 기준을 맞췄지만 환전·송금 업무 등을 못하게 되자 사실상 껍데기가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나왔다.
특히 정부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외화 발행 어음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수출입 거래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외화 여유가 생긴 기업이 자금을 단기금융업 인가 증권사가 발행한 외화 어음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전태욱 한국투자증권 종합금융담당 상무는 “외화표시 발행어음은 수출입대금 등 외화결제가 잦은 법인 및 수출이 많은 중소기업, 해외투자, 자녀 해외유학 등 개인 투자자의 자금 운용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스템 개발 등 신속한 내부 준비를 통해 빠른 시일 내 외화표시 발행어음을 출시할 계획이고 기존 외화 관련 금융상품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여행시 국내 금융회사와 제휴된 매장에서는 신용카드 외 직불 전자지급수단(QR코드결제 등)과 선불 전자지급수단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방안도 검토한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와 카드사들의 해외송금 서비스가 허용되면서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사업모델을 발전시킬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해외직구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증권사와 카드사 해외송금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도 편리하게 이용할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