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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폭염 피해 ‘역대 최대’ 전망…성장률·물가 동시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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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6.08.10 16: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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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 운송 차질·원전 가동 축소·농작물 피해 동시 발생
알리안츠 “6월 폭염 두 주에 유럽 GDP 0.3%P 감소”
남유럽 관광·식품물가 타격 커질 듯…재정 부담도 확대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유럽의 물류와 전력, 농업을 동시에 흔들면서 경제적 피해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후변화 충격이 일시적인 자연재해를 넘어 성장률과 물가, 재정까지 압박하는 구조적 경제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런던 중심부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출퇴근객들이 런던 브리지를 건너며 햇볕 아래를 걷고 있다.(사진=AFP)
런던 중심부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출퇴근객들이 런던 브리지를 건너며 햇볕 아래를 걷고 있다.(사진=AFP)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은 6월과 7월 잇따라 기록적인 고온을 겪었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이번 폭염과 가뭄을 더 악화시켰다고 보고 있다. 산불 피해도 빠르게 늘어 올해 유럽 산불 시즌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 경제학자와 연구자들은 올해 기상이변에 따른 유럽의 경제적 피해가 이미 수천억유로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실물경제 충격은 물류와 전력 부문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유럽의 주요 화물 운송로인 라인강과 다뉴브강은 수위가 낮아지면서 선박 운항이 크게 제한됐다. 냉각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원전 6기 이상도 가동을 중단하거나 발전량을 줄였다. 농업 부문에서는 옥수수와 해바라기 등 늦게 수확하는 작물의 생산량이 7월 기준 이미 6~7%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경제 성장률에도 직접적인 부담이 예상된다. ING는 라인강 운송 차질만으로 올해 독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헝가리 MBH은행은 자국 최대 원전이 일주일 멈출 때마다 GDP가 0.1%포인트씩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는 지난 6월 약 2주간 이어진 폭염만으로 유럽 GDP가 0.3%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약 1%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충격이다. 알리안츠는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처럼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의 경우 2030년까지 성장률이 5~7%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수치에는 산불과 가뭄, 홍수, 향후 엘니뇨 영향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상이변의 경제적 충격이 발생한 해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리시 우스만 만하임대 경제학자는 극단적 기후 현상이 발생한 직후보다 이후 수년간 경제적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 감소와 투자 위축, 재정 부담 등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남유럽은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폭염 강도가 더 높은 데다 관광과 농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 때문이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 이코노미스트는 여름철 남유럽의 극심한 고온이 계속되면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선선한 북유럽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남유럽은 연중 관광객이 늘 수 있지만 여름 성수기 수요는 약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식품물가도 변수다.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팅센터의 막시밀리안 코츠 연구원은 극단적인 고온이 이미 더운 지역의 식품가격을 더 크게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22년 폭염으로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식품가격을 통해 0.34%포인트 높아졌으며 남유럽의 충격이 더 컸다고 추산했다. 강 수위 하락으로 연료 운송까지 어려워지면서 지역별 에너지 가격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재정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알리안츠는 생산 감소로 연간 세수가 프랑스에서 최대 1.8%,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각각 1.3%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기업 이익 감소에 따른 투자 위축도 경제 손실을 키울 수 있다. 반면 정부는 산불 진화와 전력 사용 제한 등 긴급 대응에 돈을 써야 하고, 향후 기후 충격에 대비해 전력망과 운송 인프라에도 추가 투자해야 한다.

이 같은 재정 압박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은 이미 정부부채가 높은 데다 국방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도 대규모 재원이 필요하다.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지출 수요가 늘면서 부채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국채시장이 급격히 흔들릴 경우 ECB가 다시 시장 안정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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