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직원이 반갑게 맞이한다. 예약자명을 확인한 뒤 안내된 공간은 처음부터 압도적이었다. 안쪽 좌석은 벽에 파묻힌 듯 프라이빗 했고, 창가 공간은 천장까지 트인 통창이 바깥 풍경을 액자처럼 담아냈다. 세계적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18세기 한국 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한 구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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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비프 만두’(4만 8000원)와 ‘유자 시저샐러드 이클립스 랍스터’(7만 2000원)를 주문했다.
만두 세 개가 반짝이는 접시에 깔끔하게 올려 나왔다. 만두는 한우 갈비살과 버터 향, 훈연한 표고버섯이 입 안에서 겹겹이 퍼졌다. 표면에 새겨진 LV 로고는 식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시각적 임팩트를 준다. 이어 나온 시저샐러드는 접시 위 하나의 설치 작품 같았다. 럭셔리 브랜드의 감성 자체가 요리 언어가 돼 표현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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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경험해본 ‘르 카페 루이비통’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메뉴보다도 공간 전체가 ‘브랜드의 확장판’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수십만원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식사 한 끼를 합리적이라 평가하긴 어렵지만 누군가는 이를 ‘명품 가방 대신 사는 식사’로 받아들이고, 누군가는 ‘일생에 한 번쯤’ 할 수 있는 경험으로 소비할 수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손님 대부분은 루이비통 백이나 스카프 같은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사진을 찍고, 식사 전후로는 1~3층 매장을 둘러보는 모습이 자연스레 이어졌다. 단순히 ‘식사 한 끼’라기보다 ‘일정 전체가 브랜드 경험’으로 기획된 듯한 동선이었다. 매장 직원은 “비 오는 날이면 유동 인구가 줄어드는데, 오픈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뷰티 매장과 카페를 함께 체험하려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고 귀띔했다.
브랜드 확장은 루이비통만의 행보가 아니다. 구찌와 디올은 각각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 ‘카페 디올’을 이미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경험 소비의 확장”이라고 분석한다. 세종대 이동일 교수는 “충성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브랜드 세계관에 깊이 스며들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남 한복판에서 명품 브랜드들은 옷과 가방을 넘어, 이제는 식탁 위 한 접시로까지 자신들의 세계관을 표현한다. 그것이 지나친 사치로 보일 수도, 혹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제안으로 읽힐 수도 있다. 확실한 건, 명품의 무대가 이제는 패션쇼장을 넘어 도시의 식탁 위로 넓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음식은 먹어 사라지지만, 브랜드들이 남기려는 감각의 잔향은 더 오래 머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