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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ESS화재조사단 "해남 등 화재 4건 배터리 내부이상 추정"

김형욱 기자I 2022.05.02 17:35:59

제조사 과실 여부 등 명확한 원인은 특정 안해
전남 해남 화재 "고충전율, 화재발성 위험 높여"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제3차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원인 조사단이 2021~2021년 발생한 ESS 화재 4건의 원인을 배터리 내부이상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지난 2020년 전남 해남 ESS 화재 땐 배터리 충전율을 높인 게 화재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조사단은 다만 제조사의 과실 여부를 포함한 명확한 원인을 특정하진 않았다.

지난 2020년 5월27일 화재가 난 전남 해남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 모습. (사진=연합뉴스)
2일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학계를 중심으로 민·관 전문가로 이뤄진 3차 조사단(공동단장 문승일 한국에너지공대 교수·최동환 전기안전공사 원장)은 지난해 6월 결성 이후 2020년 이후 화재사고가 발생한 ESS 사업장 네 곳에 대한 현장 감식과 운영기록분석, 배터리 해체·분석, ESS 실증실험 등 조사를 벌인 결과 네 곳 모두 배터리 내부이상에 따른 화재로 추정된다고 결론지었다.

조사단은 네 곳 중 해남·음성·영천 세 곳은 운영기록과 CCTV 분석 결과 발화지점이 배터리인 걸 확인했다. 홍성 역시 운영기록을 통해 셀 전압 미세변동 이후 전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온도가 올랐다는 점을 확인했다. 발화 셀이 방전종료 시점 기준 해당 랙에서 가장 전압이 낮았다는 것도 확인했다.

조사단은 특히 삼성SDI 배터리를 사용한 해남 ESS 운영기록에선 충전율 권고기준을 준수하지 않았으며 배터리 내부가열 화재 실험에서 화재사고와 비슷한 운영기록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전압과 온도 면에서 외부가열 화재실험과는 다른 유사점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다만, 해남 인접 사업장에서의 충·방전 실증실험에선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조사단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ESS 화재는 배터리 내부이상에 따른 것으로 추정하되 배터리 제조사의 과실 여부를 포함한 명확한 원인을 특정하진 않았다. 다만, 앞선 1~2차 조사단 조사 결과를 토대로 ESS 배터리 충전율 제한조치를 한 이후 화재가 줄었다는 점, 충전율이 높을수록 배터리 화재나 고장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에 추가 대책을 제안했다. 조사단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ESS 관련 안전기준 전면 개정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안했으며 산업부는 이를 검토 중이다.

조사단은 또 해남 ESS 화재가 확산한 원인을 분석한 결과 이곳 배터리 소화설비는 정상 동작했으며 안전관리자 역시 현장 소화활동을 수행했다고 판단했다. 화재가 확산한 건 맞지만 제조사의 책임을 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삼성SDI가 수행하고 조사단이 참관한 화재실험에서도 배터리 소화설비가 화재를 정상 진압하는 데 성공했다.

해남 ESS에 배터리를 공급한 삼성SDI(006400)는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6개월에 걸친 화재재연 실증 실험에서 최종 셀에 기인한 화재를 재연할 수 없었다는 이유로 현재로선 명확한 원인 규명이 안 된 상태라고 전했다. 해남 화재가 확산한 요인으론 안전관리자의 추가 소화활동이 배터리 자체 소화설비 시스템을 방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배터리실을 밀폐하지 않은데다 분말소화 약제 분사로 배터리 소화설비 동작 효과를 감소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 세 곳에 배터리를 공급한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동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자체 화재위험 요인을 분석해 조사단에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지난해 5월부터 올 3월까지 해당 배터리를 전량 교체했다. 회사는 전극코팅공정을 개선한 2018년 8월 이전에 중국 난징공장 생산 ESS용 배터리에 화재위험 요인이 있다고 판단했다. 조사단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이 제시한 개선 이후 ESS 배터리 실증실험 결과 잠재위험요인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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