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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은 행사 시작과 함께 무대에 올라 “바둑은 인류가 만들어낸 추상 전략이지만 너무 어려운 게임”이라며 “AI가 바둑 교육을 도울 수 있다면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핸스 OS를 통해 그런 방향의 결과물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AI와 대결하던 시대서 AI와 협업하는 시대로
이날 시연의 핵심은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사람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실제 서비스 기획과 개발 과정까지 함께 수행할 수 있느냐는 점이었다. 이세돌 9단과 이승현 인핸스 대표는 약 10분간 대담을 나누며 바둑 교육용 프로그램에 대한 구상을 이야기했고, 이를 바탕으로 인핸스의 PM 에이전트가 회의 내용을 정리하고 앱 기획을 위한 자료 조사에 들어갔다.
이세돌 9단은 “바둑을 잘 두는 프로그램은 이미 많지만, 교육용 AI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된다”며 “어느 정도 교육이 가능한 프로그램이 나온다면 상당히 놀라운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걸 바탕으로 기획해달라”고 요청하자, AI 에이전트는 즉시 관련 자료 조사와 요구사항 분석 작업을 진행했다.
실제 화면에서는 위키피디아, 바둑 게임 자료, 아마존 도서, 유튜브 영상 등 바둑 관련 사이트를 읽고, 개발과 교육에 필요한 자료를 동시에 탐색하는 과정이 공개됐다. 이후 AI는 기획서를 작성하고, 바둑판의 디자인 콘셉트를 나무 느낌으로 할지 혹은 모던한 스타일로 할지까지 선택할 수 있는 시안도 제시했다.
20분 만에 바둑 교육프로그램 시안 완성
이날 시연에서는 약 20분 만에 바둑 교육프로그램 시안이 만들어졌다. 이세돌 9단은 인핸스 PM 에이전트가 제시한 세 가지 시안 가운데 ‘나노바나나2’ 모델을 활용한 첫 번째 시안을 선택했다. 이후 이세돌 9단은 직접 해당 프로그램과 짧게 대국까지 진행했다.
시연 뒤 이세돌 9단은 “기존 AI가 두던 바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느낌이 든다”며 “사람이 이길 정도의 실력은 아닌 것 같다. 이제 AI를 사람이 이기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10년 전 알파고 대국 당시를 떠올리며 “에릭 슈미트 구글 전 최고경영자가 옆집 할아버지처럼 딸과 놀아주던 모습이 강하게 기억난다”며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도 너무 편안해 보였고, 그 모습에서 자신감과 동시에 위기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알파고 이후 새로운 무언가가 나올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의 변화 속도와 파괴력은 상상보다 훨씬 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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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핸스는 이번 행사를 통해 AI를 단순한 답변 도구가 아닌 ‘협업 파트너’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승현 대표는 “과거 알파고 대국이 인간과 AI의 경쟁을 상징했다면, 이제 AI는 인간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파트너가 되고 있다”며 “온톨로지, 에이전틱 AI, LAM(대규모 행동모델)같은 핵심 기술을 표준화해 전 세계 기업이 협업할 수 있는 AI OS(운영체제)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2021년 삼성전자 출신인 이승현 대표가 창업한 인핸스는 버티컬 산업 자동화를 겨냥한 AI OS 솔루션 기업이다. 온톨로지와 CUA(Computer-Using Agent)를 핵심 기술로 내세우고 있으며, 지난해 팔란티어의 스타트업 펠로우십에 한국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선정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앤트로픽,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식 스폰서로 참여했다.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
행사 이후에는 인핸스와 이세돌 9단이 왜 함께하게 됐는지를 두고 관심도 이어졌다. 이세돌 9단은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번 만남의 의미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알파고 10주년은 개인적으로도 충분히 기념할 만한 날”이라며 “인핸스가 기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한 번으로 끝내기에는 궁금한 점이 많다”며 “오늘을 계기로 인핸스와 계속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10년 전 ‘인간 대 AI’의 상징적 무대가 이제는 ‘인간과 AI의 협업’ 무대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 장면으로 읽힌다. 알파고와의 대결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던 이세돌 9단이 같은 자리에서 AI와 함께 교육용 바둑 프로그램을 만드는 모습은, AI 시대의 변화가 얼마나 빠르게 현실로 다가왔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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