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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샤프서 LCD 패널 공급 받았다..LGD와 계약도 추진

김종호 기자I 2020.07.15 17:11:54

삼성D의 LCD 사업 철수로 공급망 다변화 나선 삼성전자
지난달부터 LCD TV 패널 조달..연내 공급 물량 확대 전망
샤프 이어 LGD와도 거래 고려..LCD 패널 가격은 오름세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철수에 따라 LCD TV 패널 공급처를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다. 한 때 거래를 중단했던 샤프로부터 패널 공급을 최근 재개한 가운데 LG디스플레이(034220)와의 조달 계약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정리로 수급 공백이 생긴 삼성전자가 거래처를 빠르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대만 폭스콘이 인수한 일본 샤프의 LCD 패널을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받기 시작했다. 샤프와 폭스콘이 각각 37.6%씩 출자해 설립한 LCD 제조업체인 사카이디스플레이프로덕트(SDP)를 통해 70인치 LCD TV 패널을 조달받은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샤프가 중국 광저우에 조성한 10.5세대 LCD 공장에서도 연내 65인치와 75인치 등 LCD 패널을 공급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샤프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은 것은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를 끝으로 국내외 LCD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LCD 사업 손실이 장기화하자 결국 지난 3월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동시에 차세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조기 투자를 통해 본격적인 미래 준비에 착수했다. 여전히 LCD TV를 생산해 판매하는 삼성전자는 LCD 패널 수급 공백을 막기 위해 중국과 대만 디스플레이 기업 위주로 공급망 확대에 나선 가운데 샤프와도 손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애초 예상보다 다소 늦게 샤프의 패널 공급이 이뤄졌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패널 공급량은 아직 많지 않은 약 100만장 수준이다. 하지만 샤프의 중국 광저우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하반기부터 공급량이 지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샤프는 과거 삼성전자에 LCD 패널을 공급한 주요 거래처였다. 연간 약 1000만대의 패널을 생산하던 샤프는 이 가운데 절반인 400~500만대를 삼성전자에 공급해왔다. 하지만 2016년 폭스콘이 샤프를 인수한 이후 돌연 납품 중단을 선언했다. 이번 공급은 LCD 생산 중단으로 새로운 거래처를 찾아야 하는 삼성전자와 공급처 확대가 필요했던 샤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성사됐다. 거래 중단 이후 약 4년 만이다. 다만 샤프가 납품을 중단했던 2017년 이후에도 두 업체 간 소규모의 패널 거래는 종종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샤프에 이어 경쟁업체인 LG디스플레이에서도 LCD TV 패널을 공급받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패널은 중국 및 대만 업체 제품보다는 단가가 비싸지만 제품 신뢰도와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는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 LCD 패널 거래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샤프가 패널 공급을 중단하자 당시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LCD 패널 약 70만대를 공급받아 위기를 넘긴 바 있다.

또 양사는 2009년 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상호 구매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철수로 패널 공급망 확대를 추진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거래처 관련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 철수를 선언하고 LG디스플레이도 사업 축소를 결정하면서 전 세계 LCD TV 패널 가격은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이달 전 세계 LCD TV 패널 가격(75인치 제외)은 전달 대비 6~10% 상승이 예상된다. 이 중 32·55인치 TV 패널 가격은 8∼10%, 43·50·65인치 패널은 6∼8%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TV 수요 회복에 더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 생산량이 줄어들며 시장 내 공급 과잉 해소 영향으로 LCD TV 패널 가격이 오름세를 탄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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