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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한 수많은 사건 가운데 그는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서 대우조선해양 수사를 가장 치열했던 순간으로 꼽았다. 대우조선해양은 2012~2014년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해 약 2조원대 손실을 숨겨 2016년 수사 대상이 됐다. 정 변호사는 “수사 실무자인 부부장검사로 후배들과 몇 달 동안 하루 두세 시간만 자면서 버텼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2006년 수원지검 형사부 평검사 시절에 처리한 사건도 정 변호사에게는 잊을 수 없는 수사다. 4000만원 수표 할인 사기 사건으로 경찰에서 무혐의 송치된 사건을 6개월간 파고들어 딱지수표 유통과 대출사기를 일삼던 조직을 적발하고 20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정 변호사는 “거래 관계에서 받았다고 하는데 한 장짜리 큰 액수의 수표였고, 추적해 보니 거래 상대방들이 다 죽어있어서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며 “수표를 발행한 회사와 관련된 고소 사건이 전국에 수십 건이나 있어 딱지 수표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딱지수표는 ‘부도가 확실한 수표’를 뜻하는 속어로, 실제로 은행 계좌에 돈이 없어 발행된 시점부터 부도가 나는 수표를 말한다.
정 변호사는 “형사부에서 하기에는 쉽지 않은 사건이었지만 15일부터 30일까지는 송치 사건을 수사하고 1일부터 15일까지는 그 사건을 수사관님과 단둘이 수사하면서 6개월을 버텼다”고 말했다. 평검사 시절 작은 단서에서 착안해 큰 성과를 냈던 것처럼 정 변호사의 최대 강점은 열정이다. 그 역시 “수사에 대한 열정, 일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며 “이게 변호사로서도 최강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수사 경험도 강점이다. 그는 “형사부, 강력부, 금융증권, 기술유출, 기업 비리, 뇌물 사건 등 다양한 수사 경험이 많다 보니 의뢰인들이 얘기할 때 사건 구조 이해가 빠르다”며 “사건 구조 이해가 빨라야 장악력이 생기고 자신 있게 변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가 둥지를 튼 법무법인 우승은 고위 법관들이 속속 모이고 있어 서초동에서도 떠오르고 있는 이른바 ‘전관펌’이다. 그가 우승에 둥지를 튼 건 자신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고위 법관들의 경험을 학습할 수 있어서다. 정 변호사는 “법원 출신 변호사들과 협업하면서 조세소송 서면도 공유하고 배우고 있다”며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서는 저연차 변호사의 자세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정 변호사는 단기적으로 우승 내에서 검사 출신 3~4명으로 형사팀을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특수수사나 금융증권, 기업 수사 경험은 많으니까 내가 해보지 않은 노동 같은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검사 출신들과 형사팀을 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이 팀을 확대해 기업 자문, 영업비밀 유출,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응 등 기업이 원하는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조직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정 변호사는 “형사팀을 토대로 더 확대 개편해 전문화하고 싶다”며 “우승을 기업의 투명성, 영업비밀 유출, 경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격들에 대응할 수 있는 법인으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