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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거래소는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코스닥 기업심사위원회와 시장위원회를 각각 열었으며, 그 결과 상장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코오롱티슈진은 내일(25일) 오전 9시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미국법인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이 국내 최초로 품목허가를 받은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미국 허가를 위해 1999년 설립됐다. 인보사 미국과 유럽 판권 보유가 핵심 밸류에이션이며, 2017년 11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5월 28일부터 코오롱티슈진은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식약처가 △코오롱 제출 자료 △자체 시험검사 △미국 현장 실사 등을 종합해 검증한 결과, 인보사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293세포)임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한 여파다. 동시에 식약처는 국내 품목허가 취소, 인보사의 국내 품목허가를 담당했던 코오롱생명과학 관련 임원들을 형사고발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상장폐지실질심사를 ‘개별적 요건’과 ‘종합적 요건’으로 구분해 적용하고 있다. ‘개별적 요건’에는 불성실공시, 회생절차 개시결정, 상장관련 허위서류 제출 등의 항목이 포함된다. ‘종합적 요건’에는 영업의 지속성, 재무상태 건전성 여부, 지배구조의 중대한 훼손여부, 내부통제제도의 중대한 훼손여부, 공시체계의 중대한 훼손여부, 투자자보호 및 증권시장 건전한 발전 저해로 상장 적격성을 인정하기 곤란한 경우 등이 해당된다.
코오롱티슈진은 두 개의 사유로 각각 1심격인 기업심사위원회는 종합적 요건, 3심격인 시장위원회에서는 개별적 요건에 대한 심사를 받았다. 이 중 3심격인 시장위원회 심사의 관건은 미국 임상 3상 재개와 임상 자금 확보였다. 이 회장은 코오롱티슈진을 위해 지난해 12월, 올해 8월 두 차례에 걸쳐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총 102억원을 투입했다.
이 명예회장은 코오롱티슈진 상장하기 전인 설립초기부터 사재를 투입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반기보고서 기준 코오롱티슈진의 5% 이상 주주는 코오롱(30.29%), 이 명예회장(17.80%), 코오롱생명과학(102940)(11.85%)으로 구성돼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시가총액은 5518억원이며, 이 명예회장은 약 1000억원의 지분율을 보유 중인 셈이다. 오랫동안 인보사 개발을 위해 막대한 개인 돈을 쏟아부은 결과인 셈이다.
지주사 코오롱도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다. 지난해 12월 291억원, 올해 8월 350억원을 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투입했다. 이달 21일 상장폐지 심사를 앞두고 또다시 코오롱은 대규모 자금 조달을 발표했다. 코오롱은 계열사 코오롱티슈진의 임상 재원 확보를 위해 내년 4월까지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3000만 달러(432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한 대형 벤처캐피탈 대표는 “미국 임상 3상 재개,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기술 이전, 지주사와 오너의 유상증자 등 그룹 차원에서 거래 재개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며 “그 준비 과정에 있어서 회사 임직원뿐만 아니라 오너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이 명예회장의 인보사 관련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점은 리스크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20년 7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이 명예회장을 약사법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배임증재,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방해, 금융실명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 중 코오롱티슈진 경영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건은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