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1971년 금본위제를 폐지한 뒤 한때는 인플레와 동시에 금값이 뛰면서 많은 사람이 금을 인플레 헤지 수단이라 믿었지만, 지난 50년간 통계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보도했다.
근거로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금값 비율이 출렁인 점을 들었다. 지난 50년간 CPI 대비 금값의 비율은 1.0에서 8.4까지 큰 변동성을 보였다. 금이 일관되게 위험 회피 수단이었다면 CPI 대비 금값 비율이 일정했을 것이란 게 WSJ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플레 헤지수단으로서 금이 맥을 못 추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CPI 대비 금값 비율은 6.5인데, 이는 50년 전체 평균인 3.6의 두 배를 넘는다.
또한 금 수익률은 주식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0년간 금값은 50배 올랐지만 연평균 투자수익률은 8.2%에 그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1.2% 오른 데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금본위제 폐지 뒤 금값이 급등한 초기 10년간을 빼면 수익률은 더 낮아진다. 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3.6%로 떨어져 같은 기간 S&P500(12.2%)는 물론 미 국채(8.2%)에도 못 미친다.
금과 주식이 동조화하는 경향도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다. 주식이 오르면 금도 같이 오르는 현상은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금에 투자하는 본래 취지에 역행한다.
WSJ는 “금이 앞으로 50년간도 주식이나 인플레이션과 불규칙한 상관관계를 보이며 어떤 기능을 수행할 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특히 가상자산이 등장하며 예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경쟁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