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었는데 웃음?"..백석역 사고 난방公사장 태도 논란

정태선 기자I 2018.12.05 18:40:53
황창화 지역난방공사 사장. 지역난방공사 홈페이지.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백석역 인근 열수송관 누수 사고에 대한 보고 과정에서 웃음을 보인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이 적절치 못한 처신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5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경 백석 2동 주민센터에서 이재준 고양시장, 이윤승 고양시의회의장 등이 참석해 상황파악 보고회를 했다.

황 사장은 이 자리에서 “100도 가까운 온도이고 직접 닿으면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수송관이 파열되면 통상적으로 징후가 나타나는데 이번 사건은 어떤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황 사장은 이 시장에게 “앞으로 이런 사고가 터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던 중 웃음 섞인 표정을 보였고,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이 “사람이 죽어 나갔는데 웃으며 보고하는 게 말이 되냐”면서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민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죽고 수십명이 다쳤는데 웃으며 보고 하는 태도에 화가 났다”며 “결혼 앞둔 딸을 두고 사망한 사람까지 있는데 책임 당사자인 지역난방공사 사장의 행동을 납득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황창화 사장은 “별다른 의미는 없었고, 단지 너무 갑작스러운 사고가 터져서 죄송한 마음으로 발언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비난이 이어졌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난방공사와는 어떤 인연도, 전문성도 찾아볼 수 없는 캠코더(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시민단체 활동 등 코드에 맞는 인사·더불어민주당 출신)의 대표 격”이라고 비판했다.

또 “비극적 사고에 참으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의 웃음 보고는 더욱 더 충격이다. ‘의미 없는 웃음’이라고 해명하지만,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며 “사고는 이미 예고됐던 인재라는 소리들이 벌써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사이코패스냐’는 시민들의 원성 앞에, 최근 청와대의 기강해이 논란이 스치는 것은 왜인가. 공직자의 부패와 기강을 바로잡는, 청와대의 핵이어야 할 특감반의 부정과 기강해이 사태가 무관하지 않아 보이는 것은 과연 무리인가”라고 덧붙였다.

이날 난방공사는 사과문을 통해 “불의의 사고를 입으신 분들이 하루빨리 회복하시고 쾌유하시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으며,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 및 후속 조치방안 수립, 시설 안전관리 강화 등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부상자 및 불편을 겪으신 주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사고로 손모(68)씨가 카니발 차량 뒷좌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손씨는 내년 4월 결혼을 앞둔 딸과 예비사위와 함께 식사를 한 뒤 10여분 만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또 백석동 흰돌마을과 호수마을, 강선마을 일대 2500세대 주민들은 한파가 몰아 친 가운데 난방과 온수 공급이 중단돼 큰 불편을 겪었다.
4일 오후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지역 난방공사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 소방관들이 함몰된 도로에 추락한 차량을 견인하려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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