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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이 힘]추울수록 더 팔팔해지는 식중독균 '노로바이러스'

이순용 기자I 2018.01.22 18:10:04

노로바이러스 영하의 날씨에 생존, 1~2월에 기승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영하의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전국적으로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겨울철 더욱 극성을 부리는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기온에도 생존해 1~2월이 되면 수많은 식중독 환자들을 양산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최근 3주간 노로바이러스 검출률이 42.8%에 달하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 32.8%보다 높은 수치이면서 2016년 전체 노로바이러스 검출률인 14.3%보다도 30% 정도 높은 수치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가운데 하나인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분변에 오염된 물이나 채소류·과일류·어패류(굴 등)를 섭취하거나 감염 환자의 침, 오염된 손의 접촉 등으로 전달된다. 적은 양으로도 발병이 가능하며 포도상구균·살모넬라균·병원성 대장균 등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은 기온이 떨어지면 증식을 멈추는 반면 노로바이러스는 온도가 떨어지면 오히려 생존기간이 길어지는 특징이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저온에서는 물론이고 영하 20도 이하 온도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자와의 직·간접적인 접촉을 통해서도 쉽게 전파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식품 조리에 참여할 경우 음식물에 오염돼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추운 날씨로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은 소홀해지는 데 반해 가족들이 모이는 시간은 늘어 사람 간 감염이 쉬워진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략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2~3일 동안 복통·구토·설사 등을 지속하는 것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전신에 근육통이 있거나 기운이 없고 두통이 있는 경우도 있으며 38도가 조금 넘는 미열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보통 특별한 후유증 없이 회복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소아는 감염에 더 취약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홍성수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은 “설사를 한다고 지사제를 함부로 복용하면 장내 식중독균 및 독소를 배출하지 못해 질병 기간이 더 길어 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식중독에 걸렸다면 설사로 인한 탈수를 막는 것이 필수적이다. 생수나 보리차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으며, 알코올·카페인·설탕 함유 음료는 피해야 한다. 설사는 물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전해질들이 녹아있으므로, 보충을 위해 이온음료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당 성분을 많이 함유한 이온 음료를 그냥 먹을 경우 설사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물에 희석해 먹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손씻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화장실 사용 후, 음식 조리 전, 귀가 후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이 바이러스는 흐르는 물에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비누를 사용해 손가락 사이사이와 손등까지 골고루 씻어야 한다. 식재료 위생관리도 중요하다. 과일과 채소를 잘 씻어먹고 물은 끓여 마시는 것이 좋다. 어패류·고기류는 되도록 익혀먹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해야 감염성을 완전히 잃기 때문이다. 음식을 되도록 개인 접시에 덜어 먹는 습관도 중요하다.

홍성수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왼쪽)이 내원 환자에게 노로바이러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비에비스나무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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