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0일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 대책’을 내놓고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전셋집의 월세 전환으로 주거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진 저가의 보증부 월세 거주자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먼저 기존 ‘근로자서민 전세자금’과 ‘저소득가구 전세자금’을 하나로 합친 새 전세 대출 상품이 내년 1월 나온다. 대출 금리는 대출자 소득과 세 든 집 보증금 규모에 따라 2.7~3.3% 사이 9개 구간으로 세분화한다. 현재는 근로자서민 전세자금은 연 3.3%, 저소득가구 2%로 단일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소득과 보증금이 적을수록 금리가 낮아지는 방식이다. 부부합산 연소득이 4000만원 이하면서 지자체장 추천을 받은 저소득 가구는 금리 1%포인트가 추가로 인하된다. 예컨대 연소득이 2000만원을 넘지 않고 보증금 5000만원 이하인 주택에 입주하면 대출 이자 연 1.7%가, 보증금 1억원이 넘는 집이면 1.9%가 적용된다. 순수 전세가 아닌 보증부 월셋집도 보증금 만으로 대출 금리를 따진다. 보증금 6000만원에 월세 50만원인 집은 6000만원 구간에 해당하는 이자율을 적용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LH 등이 공급하는 ‘기존주택 전세임대’ 상품의 대출 이자도 대출액 크기에 따라 연 1~2%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이 상품은 LH가 기존 민간 주택을 전세 계약하고 세입자에게 이를 다시 임대하는 것이다. 전셋값이 5500만원이면 입주자가 전세금의 5%를 보증금(275만원)으로 지불하고, 정부로부터 받은 나머지 대출금(5225만원)의 2%를 월세(8만7080원)로 나눠낸다. 이때 대출액이 2000만원 이하이면 금리를 연 1%로 낮춰 저가 주택 세입자의 월세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월 1만원 내외의 주거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주거 취약 계층을 위한 월세 대출 상품도 첫 출시한다. 대학을 졸업한 취업 준비생과 근로 의지가 높은 기초수급자 등이 대상이다. 예산 500억원을 편성해 우리은행 전국 지점에서 취급하며, 향후 약 7000명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이들에게는 연 2% 금리로 매달 30만원씩 2년간 월세를 지원한다. 대출 한도액은 최대 720만원이다. 3년 후 빌린 돈을 한꺼번에 갚거나 최장 6년 동안 나눠 갚는 조건이다.
대출 자격은 취업 준비생의 경우 부모와 따로 살면서 졸업 후 3년이 넘지 않은 만 35세 이하 가구로 제한한다. 부모 합산 연소득은 3000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 기초수급자는 취업 또는 창업을 했고, 근로소득이 최저생계비의 60% 이상인 가구만 가입할 수 있는 희망키움통장 보유자여야 한다. 근로장려세제 수급 대상자도 이번 월세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전세금 대출 금리를 소득과 보증금 별로 세분화해 저소득층일수록 주거비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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