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美다우지수 개편…S&P500과 괴리 더 커지나

방성훈 기자I 2020.08.31 15:26:34

애플 액면분할로 영향력 축소…세일즈포스 대체 역부족
“기술주 중심으로 상승하는 美증시 환경변화 반영 못해”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가 개편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의 괴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S&P500지수 상승률은 다우지수보다 8%포인트 앞서 1932년 이후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기술주 비중이 더 높은 S&P500지수가 더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애플이 액면분할을 하고 이에 따라 다우지수가 개편되고 나면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두 지수 간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앞서 S&P 다우존스는 지난 24일 석유회사 액손모빌과 제약회사 화이자, 방산회사인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를 다우지수에서 제외하고, 대신 고객관리 클라우드 컴퓨팅업체 세일즈포스닷컴, 바이오제약사 암젠, 항공우주기업 허니웰을 신규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애플이 주식 1주를 4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결정하면서 IT업종 비중이 크게 축소됐고, 이에 따라 IT 업종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S&P500은 시총을 기준으로 지수를 산출하는 반면, 다우지수는 30개 구성종목 주가를 평균해 산출한다. S&P500 종목들이 성장성을 중시한다면 다우지수는 가치주 위주로 구성돼 있다.

S&P500지수의 성장주들은 올 들어 25% 상승했지만 다우지수 내 가치주들은 11% 하락했다. 성장주들이 시장 평균수익률을 상회하면서 시총에 가중치를 둔 S&P500지수는 지난 3월 23일 저점대비 57% 급등했으며 연간으로도 8.6%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주식분할을 하고 나면 다우존스 내 기술주 비중은 24%로 떨어진다. 애플 주가는 올해 70% 이상 폭등, 다우지수에 1400포인트 이상 기여했다. 애플이 없었다면 다우지수는 S&P500과 나스닥의 상승세를 따라잡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애플의 4대1 분할 이전에 다우지수 내 기술주 비중은 28%로 S&P500지수와 동일했다.

애플 다음으로 다우지수 내 영향력이 큰 유나이티드헬스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6.9%에 그치고 있다. 또 S&P500에 속한 아마존과 알파벳, 페이스북 등 올해 상승세가 두드러진 기술주들은 다우지수에 속해있지 않다.

이에 따라 이번 다우지수 개편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술주·성장주 위주로 상승하고 있는 올해 증시 환경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S&P500지수와의 괴리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WSJ은 “그나마 시가총액 1위 대장주 애플이 두 지수를 모두 끌어올려 격차를 줄이는데 기여했지만, 다우지수가 재편되고 나면 애플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며 “신규 편입된 세일즈포스가 미치는 것보다 애플 주식분할의 영향력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S&P 다우존스의 하워드 실버블래트 선임연구원은 “다우지수가 S&P500이나 다른 지수를 추종하는 것이 아닌 미국 증시 상위 우량주를 추종한다는 점에서 S&P500과 격차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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