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정보다. 영업기밀이 될 수 없다.”(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과)
|
4일 업계에 따르면 중재자 격인 헌법재판소의 판단(가처분 인용·피인용 여부)마저 늦어지면서 이들 간 논리 싸움은 장기전 양상마저 띄고 있다.
◇‘공개하라’ 공정위 압력에 업계 가처분 소송 맞불
프랜차이즈 가맹본사 대표단체 격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올해 3월 헌법재판소에 가처분 소송을 냈다. 지난 2월28일부터 시행키로 한 공정위의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정보공개서 표준양식 고시개정)의 효력을 정지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이 개정안의 골자는 정보공개서에 가맹본사가 가맹점과의 물품 거래로 얻는 마진과 필수물품 공급가에 대한 상하한선을 기재해야한다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예비창업자가 보다 신중하게 프랜차이즈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제품 마진 등은 가맹 본사의 영업 비밀인데, 이를 포함한 차액 가맹금이 공개되면 본사가 과도하게 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 “대량 구매를 통해 물품단가를 낮출 수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그렇지 못한 중소 프랜차이즈 간 양극화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여기서 필수물품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본사로부터 반드시 사야하는 물품을 뜻한다. 각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 간 서비스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한다. 식재료부터 젓가락까지 다양하다. 같은 물품이라도 본사마다 붙이는 마진이 달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차액가맹금은 이들 물품을 통해 본사가 얻는 이득을 뜻한다. 지금까지는 이들 수치가 비공개로 돼 있었다.
◇공급가 공개가 부담스러운 업계…속내는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가 갖고 있는 구조 때문에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공정위 방침에 반발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해외와 달리 국내 가맹본사는 로열티 매출이 적기 때문이다. 대기업 편의점 프랜차이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 본사는 물품 공급에 따른 마진에서 매출을 올린다.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8 프랜차이즈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뚜렷하게 나타난다. 가맹본부의 수입원은 물류마진이 81%였다. 로열티는 11%에 불과했다. 이러다보니 가맹본부가 지나치게 많은 마진을 붙인다는 의혹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사이에서 끊임없이 제기됐다. 조사에 응한 가맹점주 중 11.4%가 가맹본부와 필수물품 거래를 하면서 불공정거래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
한편 프랜차이즈협회가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 대한 결론이 4개월째 미뤄지고 있다. 피고 격인 공정위가 자신들의 의견을 정리·준비중이기 때문이다. 원고인 프랜차이즈협회는 늦어도 4월이면 헌법재판소의 가처분 인용·피인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