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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채 수익률 '비상'…공포의 3% 임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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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18.02.13 16:25:07

트럼프, 인프라 투자·2019 예산안 발표…美재정적자 우려↑
''재정적자→국채발행→물가상승→금리인상 가속'' 전망
골드만 “美국채 10년물 6개월내 3.5%까지 오를 것”
14일 발표 美CPI 촉각…예상 상회시 채권·증시 또 ‘흔들’

[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방성훈 기자] 12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금리)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계획과 2019 회계연도 예산안이 재정적자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서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더해지면서 장 중 2.89%까지 치솟는 등 3%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향후 3%를 확연히 넘어서게 되면 주식 시장 역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美국채 수익률, 4년만에 최고…트럼프發 재정적자 우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857%로 마감됐다. 지난 2014년 1월 22일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엔 2.89%까지 올라 3% 선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채권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가격이 싸졌다는 뜻이다. 수요가 줄고 매도세가 확대됐다는 얘기다. 우선, 미 증시가 상승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이 영향을 끼쳤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트먼츠의 도널드 엘렌버거는 “대부분은 주식시장이 상승한데 따른 요인”이라며 “단기물에 대한 투자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커진 것도 금리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조5000억달러(약 1632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연방정부가 2000억달러의 재정을 투입하고, 나머지 1조3000억 달러는 주 정부와 지방정부 세금과 민간투자를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2019 회계연도(2018년 10월 1일~2019년 9월 30일) 예산으로 총 4조4000억달러(약 4774조원)를 의회에 요구했다.

문제는 인프라 투자계획 및 2019년 예산안이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규모를 대폭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10년 간 1조5000억달러의 세수를 포기하겠다는 감세정책으로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대폭 커진 상황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설 경우 국채 금리 인상을 부채질할 수 있다. 또 예산안에 따른 재정적자도 9840억달러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 해 추정치 대비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백악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11일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 “분명히 (국채) 금리가 급등할 위험이 있고,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했다.

재정적자→국채발행→물가상승→금리인상 가속…“美국채 6개월내 3.5%”

미 정부는 재정적자가 늘면 국채를 발행해 메꿔야 한다. 공급이 늘면 수요는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도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채권금리는 오르게 된다. 또 시장에선 국채 발행이 늘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 5일 마켓워치에 “트럼프의 재정정책은 성장에 기여하기보다는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를 더 빠르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 주식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연준의 금리인상 가속화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서다. 미국의 1월 임금상승률이 전년 동기대비 2.9%로 200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증시가 일제히 조정을 받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5일 다우 존스 지수가 4.6% 폭락하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4bp(1bp=0.01%포인트) 하락한 이후에도 채권 매도 계약이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다우 지수가 급락한 다음 날인 6일에도 헤지펀드와 투기세력의 미 국채 10년물 매도 계약은 93만 9351건에 달했다. 이들 세력의 포지셔닝은 가격 변화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역투자 지표여서 중요하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돌파하는 것이 시간 문제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연준은 올해 4차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며 향후 6개월 내 10년물 금리가 3.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연준이 양적완화(QE)를 통해 매입한 국채 보유량을 축소하고 있는 것도 국채 금리 상승을 부추긴다”고 설명했다.

14일 발표 美CPI 촉각…예상 웃돌면 채권·증시 또 ‘흔들’

현재 시장은 오는 14일 발표되는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를 가늠해볼 수 있어서다. WSJ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선 전년 동기대비 1.9%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일각에선 1월 CPI가 큰 폭으로 오르면 미 국채 수익률과 뉴욕증시는 다시 한 번 심한 매도세에 시달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연준의 기준금리 가속화를 끌어낼 정도로 강하지 않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고 WSJ은 전했다. TS 롬바르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기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올해 물가 상승도 다소 가속화되겠지만 여전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앙은행들이 긴축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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