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군 당국과 국회 등에 따르면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육군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 비용이 당초 계획보다 커지면서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다. 사업 백지화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달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사업 추진 방향을 다시 설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육군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은 지상군의 공세적 ‘종심기동작전’ 수행을 지원하고 병력 위주의 지상 전력에서 입체 고속 기동이 가능한 전력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사업이다. 최단시간에 적진 종심(縱深) 지역 깊숙이 침투해 요충지 점령과 핵심 부대 격멸 등 전략·전술 작전을 수행하는 핵심 자산으로 대형공격헬기 추가 도입을 추진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시절 결정된 것으로 사업기간은 2022~2028년, 총사업 예상 규모는 36대 3조 170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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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으로 값비싼 헬기 도입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다. 러시아군의 공격헬기가 최신 생존장비를 탑재했음에도 1000만원 안팎의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된 사례가 빈번했다. 이에 따라 개전 이래 러시아군은 300대 이상의 헬기를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현대전의 교훈으로 미국은 차세대 공격정찰헬기 사업을 취소하고 일본 자위대도 추가 도입을 취소했다. 호주에서도 아파치 헬기 도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산악지형인 한반도와 개활지인 우크라이나의 작전환경이 달라 한반도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헬기의 생존성 보장을 위한 유무인 복합체계 적용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은 지난 정부의 공세적 신 작전계획을 계기로 시작됐지만, 신 작전계획은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드론전 교훈을 되새겨 현재 미진한 국군 드론 전력 확보에 투자하는 게 더 낫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 예산으로 올해 1678억9700만원을 반영한 이후 내년 예산에도 100억원을 책정했다. 군 당국의 재검토로 사업이 취소될 경우 불용액으로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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