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올림픽 대표단 16명…2주+2주 '이중 격리'

방성훈 기자I 2021.08.12 17:11:31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국가대표 16명
2주간 의무 격리 이어 州방침 따라 2주 추가 격리
濠올림픽위원회 "축하아닌 처벌, 잔인한 대우" 맹비난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던 호주 국가대표 선수들 일부가 귀국 후 이중 격리를 받게 됐다. 선수들이 도쿄에서도 사실상 격리 상태에 있었던 만큼, 가혹한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호주 남부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州)는 도쿄올림픽에서 귀국하는 이 지역 출신 선수 16명에게 4주 격리를 지시했다. 호주 정부는 해외 입국자들에게 통상 2주간 격리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표단 전원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시드니 호텔에서 2주 격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는 추가로 2주 더 격리시키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최근 델타변이가 급속 확산한 시드니를 거쳐온다는 이유에서다. 시드니가 위치한 뉴사우스웨일스주는 이날 345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으며, 인구가 몰려있는 시드니는 현재 봉쇄 조치에 돌입했다. 시드니 외에도 멜버른, 캔버라 등 인구가 많은 주요 도시들은 봉쇄 정책을 펼치는 등 델타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스티븐 마샬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주지사는 “우리는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를 보호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이 실제 삶에 영향을 끼치는 파괴적 상황을 볼 수 있다. 일주일 동안 자체적으로 봉쇄 조치를 취했다. 우리는 그 영향을 알고 있다”며 “대표 선수들에게만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맷 캐롤 호주 올림픽위원회(AOC)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다른 나라들이 선수들이 귀환을 축하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가장 잔인하고 무자비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올림픽에서 자랑스럽게도 고국을 대표한 그들은 처벌을 받고 있다”고 강력 규탄했다. 이어 “선수들은 이미 도쿄에서 정신 건강에 극심한 제약을 받았다. 몇 주 동안이나 극도로 통제된 방역지침에 따라 격리 생활을 했고 매일 코로나19 테스트를 받았다. 호주 스포츠연구소는 이들이 더이상 격리돼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호주 스포츠협회의 최고 의료 책임자 데이비드 휴즈 박사도 “대표 서수들을 그렇게 오랜 기간 격리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과학적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추가 격리는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한다”며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의 결정은 심각한 잘못”이라고 거들었다.

한편 도쿄올림픽에서 호주 대표단은 총 46개의 메달(금 17개, 은 7개, 동 22개)을 획득해 종합 순위 6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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