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트럼프 대통령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 ‘경기 호황’과 ‘주가 상승’을 최대 치적으로 포장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기침체 가능성의 부상은 재앙이나 마찬가지다.
경기침체의 신호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불거졌던 지난 14일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다. “경기 하강은 트럼프 재선을 망칠 것”(월스트리트저널), “경제가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나”(워싱턴포스트) 등의 헤드라인이 쏟아졌다. 실제로 대통령 재임 후반에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대부분 재선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연일 “미국 경제는 단연코 세계 최고”라며 적극적인 반박에 나서는 배경이다.
경기침체 논쟁의 출발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다. 명백히 트럼프 대통령의 작품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는 슬쩍 다른 곳으로 책임을 돌린다. 경기침체 논란은 자신을 흠집 내기 위한 민주당과 반(反)트럼프 매체의 합작품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을 노골적으로 탓하는 분위기다. 19일(현지시간) “양적완화와 함께 기준금리가 꽤 단기간에 최소한 1%포인트 인하돼야 한다”며 연준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작정 고집을 부릴 처지는 아니다. 여론이 나빠질 조짐을 보이자 그는 대중(對中) 추가관세 중 일부를 연기하거나 철회했다. 평소답지 않게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전화를 걸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조언을 구했다. 이날 화웨이에 대한 규제 유예를 또다시 90일 연장해 사실상 미·중 무역합의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칼라일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창업자는 “어떤 형태로든 (중국과) 합의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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