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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찬사는 이어졌다. “제가 지금 언급한 이 기업들은 미국에 많은 투자를 해줬고 미국인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를 했습니다. 저는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기업 총수들이 가진 간담회에서 벌어진 이 풍경에는 두 가지 의미가 숨어 있다.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기업들에 대한 대미투자 확대 요청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보다 투자를 확대하기에 적절한 기회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법인세 최고세율도 35%에서 21%로 낮추는 등 뚜렷한 친기업 행보를 걸었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의 정책 덕분이다. 폭탄 발언도 서슴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경제 정책만큼은 ‘언행일치’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또 하나 숨은 의미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대통령조차 감사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 기업의 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이미 3조6000억원을 투자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는 ‘천재 사업가’라는 수식어도 붙여줬다. ‘특급 칭찬’을 들은 신 회장의 입에서 “추가 대미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초기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일자리 질 개선에 앞장서는 기업인들을 정말 업어드리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정말 기업이 투자를 하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는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부작용과 지지부진한 규제 완화로 한국을 떠나는 기업들은 늘어만 간다. 일관된 정책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고용은 자연스럽게 늘어나지 않을까. 그렇다면 굳이 업어드리고 싶다고 하지 않아도 우리 기업들은 알아서 정부가 원하는 투자에 나설 것이다. 우리 기업들에게는 그럴 만한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