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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18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에서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회장은 바이오시밀러가 비싼 약값 때문에 치료를 포기해야 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다고 주장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2년에 업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를 개발했다. 오리지널 약은 얀센의 레미케이드다. 서 회장은 “처음 바이오시밀러에 도전했을 때 모두 다 불가능하다고 했고 심지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관련 가이드라인도 없던 상황이었다”며 “개발 예상기간도 4년에서 8년으로, 예상비용도 1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2013년 유럽에 출시한 램시마는 5년만에 오리지널 약 시장의 52%를 차지하면서 1위에 올라섰다. 오리지널 약대비 20~30% 저렴한 비용이 무기였다. 약값이 저렴해지면서 관련 약을 이용하는 환자 수는 15%나 늘었다. 서 회장은 “유럽같이 잘 사는 나라에서도 비용 때문에 약을 못 쓰던 환자가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라며 “유럽을 넘어 전 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앞으로 할 일은 더 많다”고 말했다.
인구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는 전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 일본만 해도 전체 예산 1000조원 중 보건의료 비중이 3분의 1이나 된다. 서 회장은 “많은 나라에서 의료비 비중은 전체 예산의 20%를 넘어 25%를 향해 가고 있다”며 “의료비 부담에 직면한 각국 정부가 효과는 동일하면서도 값은 저렴한 바이오시밀러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유럽과 미국에서 먼저 개발됐다. 서 회장은 “하지만 바이오의약품의 치료 기회를 넓힌 것은 한국”이라며 “저개발국에 가 보면 약값을 더 싸게 공급해 달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약대비 저렴함을 무기로 내세우지만 이보다 먼저 효과가 동일하다는 것을 인정받아야 한다. 중증 난치성 질환 치료에 주로 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을 비롯해 식약처 등 각국 규제기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약품은 생명과 직결된 제품 특성상 무작정 규제를 완화할 수 없다. 효과와 관련한 규제는 점점 더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서 회장은 “식약처의 규제 수준은 결코 미국과 유럽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바이오시밀러가 가장 먼저 허가를 받는 이유는 다른 나라 규제기관과 달리 식약처는 규제기관이면서 산업을 육성하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의약품을 널리 보급하는 일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앞서 있다”며 “전 세계 65억 인구가 비용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