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노조, ‘근로자 추천 이사제’ 재추진

전상희 기자I 2018.02.07 16:09:35

0.18% 주주 위임장 받아 주주제안서 제출
사외이사 후보에 권순원 숙대 교수

박홍배(오른쪽)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과 류제강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이 7일 오후 서울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정관 개정 및 사외이사 후보추천 주주제안 기자회견’에서 주주제안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전상희 기자)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KB금융그룹 노조가 ‘근로자 추천 이사제’를 다시 추진한다. KB노조는 지난해 11월 주주총회에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 후보로 하승수 변호사 선임 안건을 올렸지만 부결된 바 있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와 우리사주조합은 7일 그룹 지분 0.18%에 해당하는 우리사주조합 주주들의 위임장을 받아 이사회 사무국에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주제안에는 △낙하산 인사의 이사 선임을 배제하는 정관 개정안 △대표 이사 회장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참가를 배제하는 정관개정안 △주주가 직접 법령의 요건을 갖춰 추천하는 사외이사 후보 1인(근로자 추천 이사제)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근로자 추천 이사제는 노조 등 근로자의 추천을 받은 인사가 경영에 참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KB노협과 우리사주조합이 제안하는 사외이사후보는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 교수다. 이들은 권 교수가 조직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권 교수는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발전위원회 위원, 정부 업무평가 국정과제 평가 전문위원, 기획재정부 공기업 준정부기관 경영평가단 평가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인사조직학회 상임이사, 고용노동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교육부 공공부문 BEST HRD 인증위원회 위원장, 노사발전재단 일터혁신 컨설팅지원사업 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류제강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은 “권 교수는 인사, 조직관리 및 노사 관계 분야 전문가로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정부기구, 연기금 자산운용위원회 등에서 풍부한 실무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추위를 사외이사만으로 구성하도록 정관 개정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대표이사 회장을 비롯해 사내이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진의 경영책임성과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5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사외이사 후보추천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를 사추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더불어 이사회는 오는 8일 관련 규정을 정비해 회장의 사추위 참여 배제를 제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박홍배 KB노협 위원장은 “규정 정비는 언제든 변경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정관으로 개정하자는 것”이라며 “(이사회 규정 정비 결과에 따라)해당 안건을 철회할지는 추후 논의할 것”이라며 주주제안 변경의 여지를 남겨뒀다.

낙하산 이사 선임 배제의 구체적인 안으로는 ‘최근 5년 이내 공직자 또는 정당원으로서 공직 또는 정당 활동에 합산해 2년 이상 상시 종사한 자를 최종 퇴직일로부터 3년 동안 이사 선임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통해 낙하산 인사 관행을 강력히 근절한다는 방안이다.

한편 KB노협은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하고 있는 총 지분 0.47% 가운데 5분의 2 가량을 위임받았다. 이에 박홍배 KB노협 위원장은 “노동조합원 중 우리사주조합원이 아닌 경우도 많으며 우리사주조합원 중 지점장이나 부서장, 팀장도 포함돼 있어 이들의 경우 위임장을 내기는 껄끄러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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