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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이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2 글로벌 ETP 컨퍼런스 서울’에서 “제도 혁신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ETP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합쳐서 부르는 용어다. 올해 100개 넘는 ETF 상품이 출시되는 등, 신상품 대부분이 ETP 시장에서 나오는 만큼 규제를 완화해 투자 상품군을 다양화하겠다는 취지다.
국내 ETP 시장의 내실있는 성장을 위해서는 세대형 맞춤 상품을 출시해야 한다는 게 손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MZ세대는 적극적이고 유연한 투자를 추구하고 베이비부머 세대는 안정적 수익을 원한다”며 “세대별 투자자 니즈에 맞는 다양한 상품개발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한국 EPT 시장이 폭풍 성장하는 만큼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상품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거래소 입장이다. 지난 9월 기준 국내에 상장된 ETF 종목 수는 622개로, 5년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운용자산규모(AUM)는 75조7663억원을 기록하면서 5년 새 70%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AUM은 12위에 달하며 종목 수로는 6위다. 거래대금은 2조1000억달러로 세계 3위다.
팀 브레넌 S&P다우존스 최고책임자는 “지난 10년간 한국 ETP 시장의 성장세를 보면 전세계적으로도 두드러지는 수준”이라며 “올해에도 주식형 ETF뿐 아니라 채권형 ETF에서 많은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국 ETP 시장이 높은 성장률에 비해 상품군이 다양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황우경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 부장은 “글로벌 약세증시가 되면 ETP 시장 사이즈가 줄어들 수 있다”며 “시장 상품을 다변화해서 다양한 투자자들의 수요를 만족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혼합형 상품의 혼합 비율을 자유롭게 한다는 계획이다. 가령 주식형 1종목과 채권형 9종목을 섞어 만드는 등 투자목표에 맞게 투자전략을 집중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상품을 다변화한다는 것이다.
또 ETN 상품의 경우, 기존에는 정배수 추종만 가능했지만 지금은 소수점 배수로 3배수까지 추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황 부장은 “물론 아직까지는 3배수 상품이 채권형 상품에 국한돼 있지만 향후 전체 ETP 상품으로 고배율 상품을 상장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를 통해 해외투자로 유출된 유동성을 국내로 유입하는 것이 목표다.
또 거래소는 ETP 호가가격단위(틱사이즈)를 이원화할 계획이다. 일반 주식시장에선 주가수준에 따라 틱사이즈가 다른데 현재 ETPP 시장은 5원으로 통일이 돼 있다.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보는 “저가형 ETP 상품은 틱사이즈가 상대적으로 커 거래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며 “2000원 미만 저가형 ETP 상품은 틱사이즈를 1원으로 하고 2000원 이상은 5원으로 이원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