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리더와 의기투합한 컴퓨터사이언스 교수 2명은 미국 현지에서 화상으로 이번 인터뷰에 참여했다. 김윤형(Yoon Kim)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교수와 이장선(Karl Stratos) 뉴저지주립(Rutgers)대학교 교수다. 딥러닝과 자연어처리 분야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네이버 글로벌 인재 프로그램 ‘네이버 스칼라’의 첫 영입 인사다.
네이버는 그런 김 리더를 영입하기 위해 수년간 공들였고 지난해 9월 결실을 봤다. 이후 김 리더가 여러 학회에서 인연을 맺은 두 교수까지 네이버로 오게 된 것이다. 두 교수 역시 논문 인용 수와 연구 성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김 리더는 자칭 ‘어벤져스 3인방’ 얘기를 꺼냈다. 그는 “영화에서처럼 최고의 전문성과 팀워크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거란 믿음에 저희가 그렇게 부르고 있다”며, 인터뷰 내내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1기 2기 3기 전문가들을 계속 영입할 것”이라며 ‘AI 어벤져스 군단’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어벤져스 3인방은 ‘유니버설 어드바이저(가칭)’ 서비스를 외부에 처음으로 언급했다. 네이버 AI 혁신의 구심점이 될 서비스다. 마블 영화 속 아이언맨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자비스’로 보면 되는지 질문엔 “방향성은 맞다”고 답했다. 그는 스스로 발전하는 서비스라고 했다. ‘유니버설 어드바이저’에 대해 “모든 상황과 모든 질문에 어드바이저(조언자) 역할을 해주는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자국 검색엔진 미국과 우리나라밖에” 자부심 한몫
한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기업이지만 네이버로서도 AI 연구 분야에서 최고 위치에 오른 김 리더를 영입하기란 쉽지 않았다. 김 리더는 네이버와 손잡은 이유 중 하나로 ‘자부심’을 언급했다. 국가적인 특수성을 고려해 중국 바이두와 러시아 얀덱스 엔진을 논외로 치면, 자국 기업이 검색엔진을 가진 곳은 미국과 우리나라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근무할 때도 이 부분에 대해 자부심이 있었다”며 “NSU(네이버 서치 US) 출범과 AI 기술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는 시기, 영향력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던 생각이 잘 맞았다”고 했다.
두 교수도 동의했다. 김윤형 교수는 “오래전부터 의미 있는 서비스를 만들자 얘기가 있었고 NSU가 가고자 하는 방향도 와 닿았다”라고 했다. 이장선 교수는 “각자 분야에서 최정예 멤버들이면 뭔가 되지 않을까 생각도 있었다”며 팀워크에 힘을 실었다.
|
◇“네이버만 있으면 됩니다”
‘유니버설 어드바이저(UA·가칭)’는 밥을 먹을 때, 계산할 때, 여행을 갈 때 모든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자 서비스다. 이와 관련해 김 리더가 ‘네이버만 있으면 됩니다(All you need is NAVER)’라는 NSU 구호(슬로건)를 정했다. 그는 인터뷰 중에 AI 방향성을 설명하면서 이 구호를 여러 번 활용했다.
김 교수는 UA에 대해 △셀프러닝(사람 관여 없이 스스로 발전하는 시스템) △머신리저닝(단순 패턴만 찾는 게 아니라 더 깊숙이 사용자 의도를 추론하는 모델) △퍼스널라이즈 모델링(텍스트와 음성, 이미지 등 여러 입력 방식을 결합하고 장단기 검색 이력을 전부 모델링해 개인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술) 활용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정확한 조언이 가능한 초개인화된 크로스플랫폼 서비스”라고 부연했다. 김 리더는 “미션 중 하나가 네이버 검색을 세계에서 가장 지능적이고 커스터머센트릭(고객중심) 서비스로 탈바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5월 중간과정 공개…“사고 한번 칠 것”
김용범 리더는 네이버가 구축한 글로벌 AI 연구벨트와 관계에 대해 “같이 움직인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향후 네이버랩스의 로봇 연구와도 UA 기술을 연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로봇 전문가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와는 네이버 합류 전부터 친분이 있었다고 한다. 네이버랩스유럽 연구진과도 교류한다.
3인방이 내세운 UA는 오는 5월 네이버가 개최할 검색 콜로키움(전문학회)에서 일부 공개될 예정이다. 연구의 중간과정을 선보이는 것이다. 김 리더는 “어벤져스 3인방이 사고 한 번 치겠다”며 “서로 신뢰가 아주 깊다. 차세대 검색, 검색의 새로운 방향성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