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업계 갈등 틈타…반격 노리는 SKT·쏘카

김현아 기자I 2018.11.05 15:17:17

달아오르는 차량 호출 시장
티맵택시, 연말까지 10% 할인
쏘카 자회사 '타다 서비스' 선봬
5G시대 공유車 규제 완화 기대감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카카오 택시’가 주도했던 차량 호출 시장에 SK텔레콤과 쏘카가 반격을 노리고 있다. 카카오 택시는 580만 명의 월 이용자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최근 카풀(카카오T카풀)을 둘러싸고 택시 업계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 모빌리티의 사업이 주춤한 사이, SK텔레콤의 ‘티맵 택시’와 쏘카의 자회사(VCNC)의 ‘타다’가 서비스를 리뉴얼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면서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티맵 택시는 2015년 SK플래닛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사실상 방치됐다. 그 사이에 카카오의 택시 서비스가 시장의 90% 가까이 차지할 만큼 독주했다. 그런데 티맵 사업부가 SK텔레콤에 이전된 뒤, SK텔레콤은 TTS(Total Transformation Service)사업유닛을 만들고 티맵 택시의 부활을 추진 중이다.

또, 포털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대표가 지휘하는 차량공유 플랫폼 쏘카의 100% 자회사 VCNC가 내놓은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 역시 승합차를 활용한 차량호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5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열린 티맵 택시 주제 ‘New ICT 포럼’에 참석한 SK텔레콤 여지영 TTS사업유닛장이 티맵 택시 개편의 주요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티맵 택시 할인 이벤트

SK텔레콤은 ‘티맵 택시(Tmap 택시)’에 대해 연말까지 SK텔레콤 멤버십으로 택시요금 10% 할인 혜택(월 5회, 회당 최대 5000원)을 제공한다. 승객들은 티맵 택시 앱으로 택시 호출 후 하차 시 앱결제(11pay)로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T멤버십 등록을 위한 T아이디 연결 및 카드 등록이 필요하다. 11월 21일 T데이에는 택시 요금 50% 할인이벤트도 한다.

아울러 티맵 택시는 △택시 승객의 위치를 지인이 확인할 수 있는 ‘안심귀가 라이브(Live)’ 기능과 △택시 호출 시 목적지까지의 소요 시간과 예상 금액을 알려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택시 기사 3만 명에게는 △스마트폰 없이도 고객의 호출을 버튼 누름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버튼식 ‘콜(Call)잡이’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여지영 SK텔레콤 TTS사업유닛장은 “택시 기사님들의 마음을 알기 위해 15명 부서원 모두가 택시면허를 땄다”며 “고객과 기사들의 니즈(Needs)에 맞춰 택시 호출 시장에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2018년 6월 현재 10만 명인 티맵 택시 월간 이용자수를 올해 말 100만 명으로 늘리고, 2020년에는 500만 명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마음으로 갑니다’ 티맵 택시의 차별화 전략
◇쏘카의 ‘타다’ 규제 피한 비결은 승합차

카카오 모빌리티와 달리, 이재웅 대표가 이끄는 쏘카 역시 자회사 VCNC의 ‘타다’ 를 통해 지난달 차량 호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만, 카카오 택시나 티맵 택시와 달리, ‘타다’는 11인승 승합차를 부를 수 있다. 승합차이다 보니 현행법에서도 차량을 빌려주면서 기사까지 같이 배차하는 ‘렌터카’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다. 현행 법에서는 렌터카를 이용한 유상운송은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승합차는 예외다. 그래서 ‘타다’는 합법적으로 서비스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전 렌터카와 대리운전을 결합한 ‘차차’가 서울시 행정지도로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타다’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모빌리티 시장 경쟁 뜨거워진다…5G, 규제 개선 기대감

카카오 모빌리티가 독주했던 시장에 SK텔레콤과 쏘카가 뛰어들면서 차량공유, 차량 자동운전 등 모빌리티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단 티맵 택시는 카카오와 달리 유료 호출이나 카풀앱에 뛰어들진 않겠지만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 제도가 개선된다면 진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지영 SK텔레콤 TTS사업유닛장은 “유료호출이나 카풀 등 유료화는 아직 계획이 없다”면서도 “단순한 플랫폼 수수료가 아니라, 최적의 경로를 제안하거나 최적의 이동수단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전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차량 모빌리티 사업에 인공지능(AI)기술이 접목돼 ‘자동 배차’까지 가능한 시대가 오면, 택시 업계와 플랫폼간 갈등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2019년 말까지 이동통신 표준화 기구인 3GPP에서 자율주행과 관련된 차량사물통신(V2X) 등에 대한 5G 표준화가 완료되면, 택시 기사들이 승객이 많이 있을 곳으로 예상되는 곳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자동 배차까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리 되면, 택시 기사들은 현재 37%에 달하는 공차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노동 강도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승객에게도 야밤 승차거부 등의 문제가 줄어든다.

곧 출범할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차량공유와 관련된 규제 개선이 이뤄진다면, 국내 모빌리티 시장도 급속도로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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