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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원 수사 무마' 경찰관, 첫 재판…"직무 관련성 無"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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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인 기자I 2026.09.09 15: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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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강남서 수사팀장 등 첫 재판…"술자리 돈 안 낸 건 맞아"
변호인 "순경부터 일해온 힘없는 사람 공격"…검찰과 공방

[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유명 인플루언서 양정원씨의 사기 사건을 무마해 준 대가로 금품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경찰관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청 소속 이모 경정이 유명 인플루언서 양정원 씨의 남편과 나눈 대화 장면을 재구성한 모습이다.(사진=서울남부지검 제공)
경찰청 소속 이모 경정이 유명 인플루언서 양정원 씨의 남편과 나눈 대화 장면을 재구성한 모습이다.(사진=서울남부지검 제공)
공판 직후 열린 보석 심문에서는 변호인이 ‘검찰의 보완수사권’까지 거론하며 “순경으로 입직해 성실히 일해 온 사람을 검찰이 탈탈 털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한정석) 9일 오전 뇌물수수·직권남용·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남경찰서 전 수사팀장 송모 경감에 대한 1차 공판을 열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경찰청 소속 이모 경정은 알선뇌물수수 혐의를 받는다. 다단계업자 A씨는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A씨는 당시 강남서가 맡은 10건 이상의 사건에 연루된 인물이다.

이날 검찰에 따르면 송 경감은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하며 담당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대가로 거액의 상품권과 유흥주점 접대 등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특히 송 경감은 유명 인플루언서 양정원 씨의 사기 사건을 맡던 중 그의 남편인 이모 씨로부터 강남 소재 유흥주점에서 수백여만원의 향응을 제공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송 경감은 부하 직원에게 당시 경찰 형사사법정보시스템상 양 씨의 신분을 ‘피의자’에서 ‘참고인’으로 변경하라는 지시를 내린 혐의도 받는다.

그러면서 당시 피해자는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권조차 행사할 수 없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고소인은 ‘피의자’에 대한 불송치 결정 통지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다만 애초에 ‘참고인’은 이 조항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또한 이 씨에게 전화로 ‘오늘 상부에 참고인으로 전환한다고 결제를 올렸다’고 전하며 내부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 경감 측은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경감 측도 혐의를 부인했다.

구체적으로 송 경감 측은 “술자리에 참석해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건 인맞다”면서도 “직무 관련 비밀을 발설하거나 뇌물을 받지는 않았다. 직무 관련성은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A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양형 관련 의견은 추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는 피고인 가운데 홀로 구속된 송 경감 측이 청구한 보석에 대한 심문도 함께 진행됐다.

송 경감 측은 “검찰이 위법한 방법으로 증거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변호인은 압수수색 영장에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만 적시된 데 반해 검찰이 그와 관련 없는 물품까지 가져갔다고 봤다. ‘뇌물수수’ 혐의가 따로 명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술과 현금, 상품권 등 뇌물로 의심되는 물품을 폭넓게 압수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검찰도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검찰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수사가 시작된 것은 맞지만,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뇌물성 물품이 다수 발견돼 2차 압수수색이 바로 진행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압수수색에 직접 참여한 검찰 관계자는 “다량의 상품권이 발견되자 ‘소명을 해주면 (압수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했으나, 피고인이 설명하지 않았다”며 “다량의 금품에 대해 즉시 영장을 다시 청구해 압수할 수밖에 없었고 적법한 절차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증거인멸의 우려’를 두고도 양측은 각기 다른 입장을 보였다.

송 경감 측은 “보완수사권 이야기를 꺼내기는 그렇지만(조심스럽지만) 검찰이 1000만원도 안 되는 돈을 문제 삼아 순경 출신의 힘없는 사람을 탈탈 털어 한 가정을 파탄냈다”는 취지로도 말했다. 이어 그는 “피고인은 현재 아무런 힘이 없다. 증거인멸 또는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검찰은 “피고인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자신과 관련된 증거를 숨겨 반출하려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고 맞받았다.

검사와 변호인 간의 공방을 지켜보던 송 경감은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 지금은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입장을 밝혔다.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28일 오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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