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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의혹’ 윤관석, 보석 호소…“의정활동 기회 달라”

박정수 기자I 2023.10.10 17:46:13

첫 공판서 “6000만원 아닌 2000만원”
“금품 제공 협의한 것”…사실상 무죄 주장
보석 심문서 “최소한의 책무 수행 기회 달라”
다음 공판 16일...보석 여부 추후 결정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이른바 ‘민주당 돈봉투 의혹’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첫 재판에 출석해 사실상 무죄를 주장했다. 특히 선출직 의원으로서 의정 활동을 수행할 기회를 달라며 불구속 재판을 호소했다.

윤관석 의원이 지난 8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재판장 김정곤)는 정당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의원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고 보석심문도 진행했다.

윤 의원은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돕기 위해 캠프 관계자들에게 국회의원 제공용 현금 각 3000만원씩을 제공할 것을 지시·권유하고 관계자들로부터 2회에 걸쳐 현금 총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는다.

앞서 윤 의원 측은 지난달 18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범행에 가담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다소 과장된 부분을 제외하고 사실관계를 대부분 인정한다”면서 “피고인이 봉투 속을 확인했을 때 들어있던 돈은 300만원이 아닌 10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주장하고 있는 6000만원이 아닌 2000만원을 수수했다는 게 윤 의원 측 주장이다.

나아가 현금 수수 행위가 정당법상 처벌규정의 ‘지시·권유·요구’에 해당하는지를 법리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며 정당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첫 공판에서도 윤 의원 측은 “사실관계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당시 협의한 내용이나 실제로 본 바로는 봉투 하나에 100만원씩 있었다. 봉투 10개씩 2번, 총 20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이나 이정근, 강래구, 박용수 모두 송영길을 돕는 사람”이라며 “이들이 송영길의 선거를 위해 자금이 들어온 것을 알고 그 돈으로 의원들에게 인사를 하고자 제공된 것이다. 그렇기에 이들이 금품을 제공하자고 논의하고 집행한 것으로 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돈에 대해선 이들 모두 관련된 것이고 이런 용도로 사용하고자 협의한 후 집행을 위해 피고인에게 전달된 것”이라며 “피고인이 금품 제공을 요구하고 수수했다고 별도로 의율해 처벌할 수 없다”고 윤 의원 측 변호인들은 주장했다.

윤 의원 측은 특히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해서 구속됐는데 피고인이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상황이고 피고인의 지위에서 도주할 우려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도 없다”며 보석 허가를 요청했다. 지난 8월 구속된 윤 의원은 지난달 15일 보석을 청구한 바 있다.

구속 후 처음으로 법정에 나온 윤 의원은 “저를 뽑아주신 국민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죄송하고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며 “법정에서 성실히 재판을 받겠다”고 전했다. 다만 “국민과 지역 주민들에 의해 선출된 의원인 만큼 최소한의 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배우자가 보호자 없이 홀로 항암치료 중인 사정도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반면 검찰은 여전히 윤 의원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고 사건이 중대하다며 신속히 보석 기각 결정을 내려달라고 했다. 검찰은 또 “수수한 금액이 6000만원이 아니라 2000만원이라고 사실관계를 축소하고 금품 제공 지시·권유·요구 범행이 준비행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수수한 국회의원은 함구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16일 다음 공판을 열고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윤 의원 보석 여부에 대해서도 추후 심리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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