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동철 중앙대 약대 교수는 “신약개발에 드는 비용은 늘어나는 반면 성공하는 신약 수는 줄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개발(R&D)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M&A로 규모의 경제를 키워야 한다”며 “글로벌 제약사들은 유망 파이프라인을 자체 개발하지 않고 M&A로 도입하는 게 추세”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대표적 사례로 일본을 들었다. 일본은 인구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 인구정체, 약가인하 등 한국이 처한 현실과 상당히 유사하다. 일본 GDP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5년 4.8%에서 2015년 8%로 늘었다. 같은 기간 고령자의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34%에서 56%로 올랐다.
결국 일본 정부는 매년 5~7%의 약가인하를 단행했다. 서 교수는 “한정된 내수 시장에서 복제약으로 경쟁을 하다 보니 성장에 한계가 있어 M&A가 대안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라며 “이를 통해 규모를 키운 일본 제약사들은 2000년대 들어 해외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M&A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일본 제약사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은 전체의 40% 이상이나 된다.
이렇게 덩치를 키워 벌어들인 돈은 다시 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했다. 서 교수는 “일본 제약사들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평균 20%에 육박한다”며 “이는 글로벌 10대 제약사의 18.54%보다도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참고로 국내 10대 제약사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는 10.65%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