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법원의 구속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앞두고 잠적했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검찰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경찰은 9일 오후 3시32분께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에서 등산로를 따라 300m 떨어진 지점에서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성 전 회장을 발견했다.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을 예정이었다.
앞서 자원외교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지난 6일 성 전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성 전 회장은 회삿돈 횡령과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지원되는 정부융자금을 다른 곳에 유용했다는 혐의 등을 받았다.
검찰은 애초 성 전 회장을 구속한 뒤 개인 비리뿐만 아니라 광물자원공사를 둘러싼 각종 자원개발 의혹을 대상으로 수사 폭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이 숨지면서 검찰이 성 전 회장에 대해 재판을 청구하지 않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성 전 회장을 중심으로 한 검찰의 자원외교 비리수사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성 전 회장은 전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왜 내가 자원외교(비리 의혹 수사)의 표적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나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비리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성 전 회장이 억울함을 호소한 뒤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정치권에는 ‘검찰이 표적 수사를 무리하게 진행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