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8일(현지시간) 세계개발자회의(WWDC26)에서 차세대 애플 인텔리전스와 새로워진 ‘시리 AI’를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운영체제(OS) 기능 업데이트를 넘어 애플의 AI 전략 재정비 성격이 짙다.
애플은 그동안 개인정보 보호와 온디바이스 처리를 앞세워 신중한 AI 전략을 펴왔지만, 오픈AI와 구글, 앤스로픽 등이 생성형 AI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면서 초기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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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도 이번 WWDC의 핵심을 ‘시리 재건’으로 해석했다. 로이터는 애플이 2011년 시리를 먼저 선보였지만 최근에는 더 고도화된 AI 챗봇을 앞세운 오픈AI와 앤스로픽 등에 이용자 관심이 쏠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아이폰 안에 축적된 이메일, 메시지, 일정 등 개인 데이터를 얼마나 안전하고 유용하게 활용하느냐가 새 시리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마침내 시리에 AI를 입혔다고 평가했다. 새 시리 AI가 애플 소프트웨어 안에서 작동하는 동시에 독립형 앱으로도 제공되고, 사진이나 주소 등 개인 콘텐츠를 앱을 열지 않고도 찾아주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더버지도 새 시리 AI와 차세대 애플 인텔리전스가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생태계 전반에 통합된다는 점을 핵심 변화로 봤다.
새 시리 AI는 개인 맥락 이해, 화면 내용 인지, 웹 최신 정보 검색 기능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메시지나 이메일, 사진 속 정보를 찾아달라고 요청하면 관련 내용을 찾아주고, 화면에 표시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질문에 답하거나 앱 전반에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독립형 시리 앱도 새로 도입돼 사용자는 기기 간 대화 기록을 이어갈 수 있다.
애플은 구글 AI를 활용하면서도 자체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기기 안에서 처리 가능한 작업은 온디바이스로 수행하고, 더 강력한 연산이 필요한 경우 비공개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다. 애플은 이 과정에서도 개인 데이터가 저장되지 않으며 애플을 포함한 누구도 접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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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구글 AI 의존은 애플의 독자 AI 경쟁력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애플이 자체 칩과 OS, 하드웨어 생태계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AI 경험을 만들 수 있을지는 여전히 증명해야 할 부분이다.
출시 시점과 지역 제한도 변수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한국어를 지원 언어에 포함했지만, 새 시리 AI는 올 하반기 영어로 설정된 지원 기기 사용자에게 우선 베타로 제공된다. 애플은 지원 언어를 빠르게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한국어 시리 AI 제공 시점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EU에서는 iOS와 아이패드OS 한정으로 초기 출시 시점에 시리 AI를 사용할 수 없고, 중국에서도 규제 요건 해결 전까지 시리 AI와 일부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시장 반응도 아직은 신중하다. 애플이 오랫동안 지연됐던 시리 AI 개편을 공개했지만 투자자들을 크게 만족시키지는 못한 모습이다. 실제 발표 이후 애플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는 점도 이러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기능은 대거 공개됐지만, 챗GPT나 제미나이처럼 사용자가 즉각 체감할 만한 강력한 경험을 실제로 제공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WWDC는 애플이 AI 경쟁에 본격적으로 다시 뛰어들었음을 알리는 자리였다. 애플은 구글 AI를 빌려 시리를 다시 세우고, 이를 온디바이스와 비공개 클라우드, 아이폰 생태계 안에 녹이는 전략을 제시했다. 애플식 ‘프라이버시 AI’가 실제 사용자에게 챗GPT나 제미나이와 다른 체감 가치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