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모바일 D램·낸드 가격 전망 상향 조정
모바일 성수기에 감산 효과까지…”내년 1Q도 상승”
“스마트폰, 메모리 최다 수요처…실적 회복에 가속”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인공지능(AI) 영향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회복이 점차 가시화하는 가운데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모바일용 메모리도 가격 상승이 예고된다. 연말 성수기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반도체 사업의 적자도 4분기 들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3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분기 모바일용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13~18%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이전에는 5~8%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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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포스는 내장형멀티미디어카드(eMMC)와 범용플래시저장장치(UFS) 등 모바용 낸드플래시 메모리도 4분기 들어 전분기보다 10~15%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낸드 역시 기존 전망치인 8~13% 상승보다 올려잡았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진행하고 있는 감산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체들의 감산 노력에 따라 D램과 낸드 시장 모두 수급 상황이 점점 균형을 찾아간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4분기는 전통적인 스마트폰 시장 성수기다.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15 시리즈와 더불어 중국 화웨이도 메이트 60 프로 시리즈를 내놨다. 중국 내 스마트폰 생산 확대 분위기도 읽힌다. 중국 스마트폰 내수 시장은 지난 8월 소폭 성장하면서 지난 2021년 3월 이후 약 29개월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트렌드포스는 “공급면에선 삼성전자의 감산이 컸고 수요 측면에선 화웨이의 스마트폰 신제품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생산 확대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 화웨이 스마트폰 메이트 60. (사진=화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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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15 프로. (사진=애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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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포스는 구체적인 전망치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모바일용 메모리의 가격 상승이 내년 1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초는 보통 스마트폰 시장의 비수기로 꼽힌다. 그러나 메모리 업체들이 아직 증산에 회의적인 만큼 공급이 더 많아질 가능성을 적게 본 것이다.
AI 수혜에 더해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도 오를 조짐이 보이면서 업계 안팎에선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현재는 AI향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효과로 적자를 줄이고 있는데 실적 회복을 앞당길 긍정적 요인이 추가된 셈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은 전분기보다 6100억원의 손실을 줄였고 SK하이닉스는 1조원 넘게 적자폭이 감소했다.
| 삼성전자의 HBM3 제품.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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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의 모바일용 D램 LPDDR5T. (사진=SK하이닉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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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HBM 등 AI향 메모리 효과가 더 커지기 전에 모바일용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적자 탈출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스마트폰은 D램과 낸드의 주력 시장 중 하나”라며 “모바일용 제품 가격이 오르면 반도체 기업의 적자 축소 등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