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는 순매수했으나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과 개인투자자는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산 주식이다. 주가 흐름으로 보면 외국인의 승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6조47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누적순매도 금액은 7조2600억원을 넘어선다. 한 달새 삼성전자 주가는 6.4% 하락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얼마를 2조3800억원을 외국인은 2조4200억원을 순매도했다. 주가는 12.6% 하락했다.
개인이 6억5500억원을 순매수, 외국인이 3억9200억원을 순매도한 현대차는 6.6% 하락했다. 외국인이 떠난 대형주의 낙폭이 커지면 개인투자자가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 떠받치는 현상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반면 개인 투자자가 팔고, 외국인 투자자가 담은 주식은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 한 달간 개인투자자는 LG화학 7400억원 어치를 던졌지만, 외국인투자자는 7100억원을 샀다. 외국인은 지난주 ‘셀 코리아’ 와중에도 LG화학은 7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한 달 새 LG화학 주가는 9% 올라 90만원에 근접했다.
삼성SDI 역시 개미는 6거래일 연속 순매도해 한 달간 총 6300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수해 누적 순매수 금액은 5900억원에 달한다. 주가는 6.8% 올라 79만4000원까지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경우 한 달 동안 개인은 3700억원을 순매도, 외국인은 22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주가는 8.4% 상승해 100만원에 근접했다. 17일에는 101만2000원까지 상승해 ‘황제주’에 등극하기도 했다.
대형 공모주도 개미와 외국인의 희비가 갈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일 상장 후 개인은 2800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4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8일 카카오뱅크는 공모가의 2배 이상인 8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지난 10일 상장 이후 개미가 얼마 460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이 2100억원을 팔아치운 크래프톤(259960)은 아직 공모가(49만8000원)를 회복하지 못했다. 다만 크래프톤은 13일부터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에 46만9000원까지 올랐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세가 특정 업종(반도체)에 한정된다는 것은 시스템적 위험이 낮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금융·운수·화학 등 실적 개선 업종에는 선별 매수세가 이뤄지고 있다. 2차 전지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와 산업재 업종에 대한 관심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