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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일정으로 16일 방한한 스틸웰 차관보는 오전에는 김현종 차장,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본부장과 회동하고 오후에는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 강경화 장관 등과 연쇄 미팅을 가졌다. 스틸웰 ‘차관보’의 방한에 장관과 차관급(김현종·이도훈) 인사, 차관보 등이 골고루 나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한국 수출 제한 조치 이후 외교적 문제 해결을 일본에 촉구하고 있다. 일본이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한미일 공조의 주요축인 미국에 우리 입장을 십분 알리는 방식으로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스틸웰 차관보는 강 장관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도어스테팅(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한국이 일본 관계의 긴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강 장관과 윤 차관보가 이 문제에 대한 견해를 공유해줬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들의 노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청와대를 대표해 스틸웰 차관보를 만난 김현종 차장 역시 “한미관계의 일반적 이슈를 포함해서 동북아 지역에 있는 관련 이슈를 포함한 북핵 이슈들에 대해 다양하게 대화했다”며 “우리 입장을 자세히 설명했고 스틸웰 차관보는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일본에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사무국 역할을 하는 국가안전보장국의 고위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정부 관계자 역시 같은 날 외신을 상대로한 기자 간담회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가 미국 경제에 미칠 파급을 경고하면서 국제적 여론전에 나섰다. 내신 기자단이 아닌 외신 기자단을 상대로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면서 한일 갈등 문제에 대한 국제적 이해를 구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더욱이 이 관계자는 애플, 아마존, 델,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과 전세계 수십억명의 소비자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경고하면서 국제적 여론의 환기를 이끌었다. 그는 “한국의 반도체칩 제조업체들은 D램의 70%와 낸드플래시의 상당 부분을 생산하고 있다”며 “시스템메모리는 물론 삼성의 텍사스 공장 운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는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반도체 공장이 소재해 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해 “지난 수십년간 작동해왔던 글로벌 가치체인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라며 “이것은 한국이 설비뿐 아니라 화학물질을 국내 생산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