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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압력에 中기업 세계 최대 게이데이팅앱 판다

정다슬 기자I 2019.05.14 17:24:02

美정부 "국가 안보 위협…보유 자격 없다"
쿤룬그룹 그라인더 매각하기로…2020년 6월까지

△그라인더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전 세계 최대 게이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 ‘그라인더’(Grindr)를 소유하고 있는 중국기업이 결국 이 앱을 매각하라는 미국 정부의 명령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3일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 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중국 게임회사 ‘쿤룬그룹’에 그라인더를 보유할 자격이 없다고 통보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게임회사 ‘쿤룬그룹’은 그라인더 이용자에 대한 정보 접근을 금지하고 2020년 6월 30일까지 그라인더를 매각하기로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

그라인더는 하루 사용자가 370만명에 달하는 전 세계 최대 게이 데이팅앱이다. 이용자의 사진·비디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에이즈(HIV) 등 민감한 정보 역시 보유하고 있다. 구글의 위치기반정보 기술을 활용해 특정사용자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CFIUS는 중국 정부가 쿤룬그룹에 이용자의 정보를 요구할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매각을 명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중국정부가 이 정보를 활용해 미국 관료나 보안관리자를 협박하는 것으로 각종 기밀을 빼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정부는 동성애를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쿤룬은 2016년 그라인더 지분 일부를 9300만달러에 인수하고 2018년에는 나머지 지분도 모두 인수했다. 이후 쿤룬은 그라인더를 미국 증시에 상장하려고 했지만 CFIUS의 명령으로 이를 매각할 처지에 놓였다.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를 금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미국 최대 송금업체 ‘머니그램’(MoneyGram)을 12억달러에 인수하려고 했지만 CFIUS는 미국 국방인력의 정보가 중국 정부에 유출될 수 있다며 이를 먹었다.

WSJ는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통신장비나 무기 등 민감한 기술 거래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를 다루는 소셜미디어(SNS)나 앱 관련 기업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제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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