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NXC 대표의 NXC 지분 매각 주관사 도이치방크와 모건스탠리는 늦어도 다음 주 중으로 숏리스트를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21일(미국 현지시각)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넷마블, 카카오 등 국내 게임사와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털, KKR 등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등이 참여했다.
후보군 중에서 넥슨 인수 의지를 가장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곳은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여타 원매자들과 달리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고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인수 추진 배경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꾸준한 성장세보다는 대작 게임에 의존하는 사업성격 상 PEF 운용사 역시 넷마블과 같은 전략적 투자가(SI)와 컨소시엄을 맺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커 넷마블은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했다.
그러나 업계의 평가는 회의적이다. 과거 김정주 대표와 방준혁 의장 간 벌어졌던 기싸움 탓이다. 2011년 넥슨은 1인칭 슈팅게임(FPS) 서든어택의 개발사 게임하이(현 넥슨지티)를 인수하며 당시 게임 배급사였던 넷마블과 재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결국 2013년 넷마블의 서든어택 서비스는 종료됐다. 악연은 이어졌다. 2015년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15.08%의 보유목적을 ‘경영참가’로 변경하며 경영권 분쟁이 일자 넷마블이 백기사로 등판해 경영권 방어에 도움을 줬다.
양사의 과거사 뿐 아니라 넷마블의 적극적인 인수 태도가 김정주 대표를 불편하게 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넷마블은 투자제안서를 받지 못했음에도 인수전 참전을 공식화한데다 MBK파트너스, 텐센트와의 컨소시엄 구성 보도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수수방관했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예비입찰은 단독입찰만 가능한 구조였는데 컨소시엄 구성 소식으로 인수전 여론을 유리하게 끌고 가는 넷마블의 태도가 김 대표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라며 “넷마블이 인수전 참전을 공식화하자 넥슨 측에서 다른 인수 후보군에게 관련 내용을 함구할 것을 별도로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매각 이후의 여론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넷마블로의 매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넷마블은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빠른 모바일 게임을 주로 개발하는 만큼 ‘구로의 등대’라 불릴 정도로 업무 강도가 높은데다 임금체불, 근로기준법 위반 등 구설수에 자주 올라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높은 근로강도를 넷마블만의 문제로 볼 수 없지만 좋지 않은 국민 여론과 구성원들의 사기를 생각하면 차후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도 넷마블로의 매각은 신중히 검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