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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세장소 불과 160m 떨어져…서로 함성소리 들려
선거를 불과 8일 남겨둔 5일,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당대표)을 앞세운 민주당 지도부와 김성태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한국당 지도부는 공교롭게도 같은 시각 제천유세에 나섰다. 여야 모두 제천시 최대 번화가인 중앙시장 일대를 유세장소로 선택, 종종 서로의 함성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웠다.
여야 지도부가 동시에 제천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은 지역의 중요성 때문. 제천시는 ‘보수의 텃밭’이라고 불릴 만큼 한국당 강세지역이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한국당은 제천을 빼앗기면 ‘보수 본산’을 잃는 것이기에 충격이 매우 크다. 반대로 민주당은 이곳에서 승리하면 확실한 지지를 확보했다는 증거가 된다.
오후 2시30분께부터 유세에 나선 추 위원장은 “평화가 잘 돼야 투자도 일어나서 경제도 잘 되고, 수도권뿐만 아니라 이곳 지방에도 웃음꽃이 피어날 수 있다”며 “대통령 집권 1년 밖에 안 되었는데, (한국당은) 벌써부터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를 정착시켜야 경제도 살아나는 것 아니겠는가. 발목잡기 전에 힘을 보태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지방선거에 민주당이 이기는 것은 국민이 승리하는 것이고, 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삼 민주당 제천시단양군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자는 “선배 정치인들이 ‘반드시 제천단양에서 이겨서 강원도·경상도에서 올라오는 한국당의 바람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며 “여러분의 선택이 제천단양의 승리를 이끌고 강원도의 승리를 견인할 수 있다”고 읍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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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당은 경제심판과 균형을 꺼내들었다. 추 대표보다 약 15분 늦게 유세를 시작한 김성태 대표는 “절박한 심정으로 충북의 마지막 자존심인 엄태영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켜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문재인 정권 13개월 동안 먹고사는 문제 나아지셨나. 소득 하위계층 20% 중 8% 임금이 삭감됐다. 현 정권은 아마추어 정권, 경제 파탄 내는 정권”이라고 힐난했다.
김 대표는 최근 발표된 제천시단양군 국회의원 재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의식한 듯 민주당을 향해 “여론조작에 취했다”고 비난했다. MBC 등 지상파 3사가 코리아리서치 등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포인트)에 따르면 이후삼 민주당 후보가 35.8%의 지지율로 엄태영 한국당 후보(22.5%)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그는 “충청도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안보와 보수와 경제가 무너진다”며 “자랑스러운 충청인들이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6.13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연설 도중 민주당의 유세 소리가 들리자 “민주당 지도부가 권력에 취하고 여론조작에 취하고 선거압승에 취해서 선거운동이 아니라 유랑을 다닌다”며 “악수하는 것 만 봐도 건성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