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글로벌 제약업계의 인수합병(M&A)은 당분간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제약사로는 경쟁력을 갖춘 신약은 많지 않은데 시장에 유동성이 대거 풀리면서 실탄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M&A를 통해 주가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주주로서도 먹잇감만 제대로 고른다면 말릴 이유가 없다.
신약은 많지 않은 반면 자금력이 풍부한 화이자, 머크 등이 M&A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해 170억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바이오 시밀러(복제약품) 제조업체인 호스피라를 인수한 세계 2위 제약업체 화이자는 먹잇감을 찾는데 혈안이 돼 있다. 이안 리드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도 지난주 컨퍼런스콜에서 “짧은 시간내에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인수건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화이자가 지난해 실패한 아스트라제네카 인수에 쏟아 부으려 했던 1200억달러라는 자금력을 감안하면 현금 동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화이자가 다음에 인수에 나설 유력 후보로 액타비스를 꼽고 있다. 액타비스는 작년 앨러건 인수를 통해 보톡스나 레스타시스(Restasis) 등 빠른 성장성을 가지고 있는 혁신적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고 미국에 훨씬 더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밀란도 가능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양사는 기존에 에피펜(EpiPen) 등 제휴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다 호스피라와 마찬가지로 제네릭 사업부를 보다 강화시켜 독립시키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비주력 사업부인 소비자 헬스케어부문 매각 등을 통해 실탄을 확보해온 머크 역시 지난해 전염병 치료제 전문개발사인 큐비스트제약을 인수한데 이어 C형 간염 치료제 개발사 이데닉스를 39억달러에 사들인 바 있다. 올들어서는 대규모 회사채를 찍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한 만큼 전문 신약 개발업체들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