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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은행을 직접 찾아 대출을 받으려면 하루 이상 걸리지만 인터넷에선 훨씬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며 “예·적금도 모두 인터넷상품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디지털뱅킹 바람이 불고 있다. 은행의 거래환경이 급격히 바뀌고 있어서다. 전체 은행 거래 10건 중 9건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비대면 채널에서 이뤄진다. 은행들 사이에선 최근 유행처럼 불고 있는 핀테크(fin-tech)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뱅킹에 뒤처졌다간 경쟁에서 밀려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디지털뱅킹에 사활거는 외국계은행
디지털뱅킹에 사활을 걸고 있는 곳은 외국계은행들이다. 점포 수가 적은 만큼 디지털뱅킹에 강점을 유지해야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지점 56개를 폐쇄한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디지털뱅킹 체제를 대폭 강화했다. 이를 위해 은행 중 최초로 모바일뱅킹 수수료를 무제한 면제해주고 있다. 최근엔 지점 방문 없이 개인정보 입력만으로 최대 1억3000만원까지 대출하는 ‘대출상품’을 선보였다.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 서비스인 ‘스마트페이’도 올 3월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새 행장 체제로 들어간 한국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디지털뱅킹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박종복 한국SC은행장은 “이자수익을 늘리긴 어려운데 부동산가치 하락으로 점포가치는 떨어지는 추세”라며 “여기에 매년 연봉이 오르는 호봉제 시스템 때문에 인건비는 못 줄여 점포를 운영하면 비용이 증가한다. 미래 은행이 가야 할 방향은 디지털”이라고 강조했다. 이 은행은 지난해부터 직원이 직접 고객에게 찾아가 예금, 대출하는 서비스를 실시중이다. 은행 전산 시스템이 담긴 태블릿PC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직원은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다. SC은행은 내부연수를 거쳐 전담 직원 300명을 양성했다.
박 행장은 “이 시스템을 확장하면 여름철 해운대에 이동식 점포를 차리거나 사람이 많은 곳에 카페 형태의 점포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뱅킹 고객 1억명 돌파
국내 시중은행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5일 다음카카오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었다. 장기적으로 다음카카오가 보유한 IT기술을 은행 시스템에 접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은행 역시 IT기업과의 업무제휴를 저울질하고 있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현재 방카슈랑스를 제외한 모든 상품을 인터넷으로 팔고 있고 비대면 채널에서 파는 상품만 700개에 달한다”며 “스마트·인터넷뱅킹 활용도가 90%가 넘어 이쪽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인터넷뱅킹 고객 수는 1억110만명으로 처음 서비스가 시작된 1999년 이후 1억명을 돌파했다. 전체 거래 중 비대면거래 비중은 88.7%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