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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1년 넘게 수업을 거부한 의대생들은 올해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미등록 제적 위기에 직면하자 전국 40개 의대생들이 일단 등록은 했으나 실제 수업 참여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최대 규모로 의대 정원을 증원받은 충북대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충북대 의대는 당초 49명이었던 정원에서 151명을 증원해 총 200명 규모로 확대됐다. 다만 2025학년도에 한해서는 125명만 모집하기로 했다. 서울 지역 일부 의대 본과생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충북대 의대 캠퍼스에서는 아직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 건물 청소노동자 B씨는 “강의실이 비어있을 때도 있고 학생들로 차 있을 때도 있다”며 “소수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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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학번 B씨는 “수강신청은 해놓은 상태”라면서도 실제 수강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오늘은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학교를 방문한 것”이라고 했다. 올해 입학한 25학번 신입생 C씨는 “내년에도 의대 정원이 증원된다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입학했는데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상황은 모르고 입학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업을 듣고 있기는 하다”면서도 “동기들 중에 수업듣는 이는 거의 없다. 개인적으로는 학과생활을 안 하고 있어서 다른 동기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건물에 있는 세미나실·동아리실·학생회실 모두 비어 있긴 마찬가지였다. 통상 학기 중이라면 공강 시간마다 학생들로 북적여야 할 공간들이다. 일부 불 켜진 실험실 복도에는 대학원생들만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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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북대 의대 예과(2년) 과정은 대면수업만 진행하고 있다. 본과(4년) 과정은 대면·비대면 수업을 병행 중인데 대체로 이론 수업이 주를 이룬다. 다음주부터는 실습 과정이 본격화되기에 학교 측도 학생들의 수업 참여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충북대 의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전원 복귀는 했지만 수업은 일부만 듣고 있는 상황”이라며 “본과의 경우 본격적인 대면 실습은 내주부터 진행되기 때문에 수업 참여도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의대생 복귀를 전제로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3058명)으로 돌리겠다고 밝혔다. ‘복귀’ 여부에 대한 판단은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파악한 뒤 결정할 계획이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부가 먼저 의대 정원 자체를 3058명으로 동결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하라고 압박하고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